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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주전 이정후-솔레어에 이어 더 많은 연속성이 생겼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2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맷 채프먼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채프먼의 계약 규모는 3년 5400만 달러(약 721억원)이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채프먼은 2024시즌 2000만 달러(약 267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2025시즌에는 1800만 달러(약 240억원), 2026년에는 1600만 달러(약 214억원)를 받는다. 그리고 첫 시즌과 두 번째 시즌이 끝난 뒤 각각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물색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채프먼은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라운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채프먼은 오클랜드가 큰 기대를 품었던 '특급유망주' 출신으로 2017시즌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당시 채프먼은 84경기에 출전해 68안타 40타점 39득점 14홈런 타율 0.234 OPS 0.785의 성적을 남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채프먼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2년차였다. 채프먼은 이듬해 145경기에 나서 152안타 24홈런 68타점 100득점 타율 0.278 OPS 0.864로 펄펄 날았다. 방망이에서도 채프먼의 활약은 빛났지만, 임팩트가 폭발했던 것은 수비였다. 당시 채프먼은 아메리칸리그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최고의 수비 지표를 보유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플래티넘 글러브는 물론, 또 다른 수비상인 '필딩 바이블 어워드'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는 커리어의 시작에 불과했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는 반면 정교함에서는 약점이 있는 채프먼은 2019시즌에는 개인 최다 36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반면 타율은 0.249로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뛰어난 장타력을 바탕으로 OPS 0.848로 다시 한번 훌륭한 한 해를 보냈고, 골드글러브-플래티넘글러브-필딩 바이블 어워드까지 2년 연속 3관왕 타이틀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채프먼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에도 OPS 0.811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이어갔는데, 2021시즌 타율 0.210 OPS 0.717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채프먼은 또다시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現 한화 이글스)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리고 155경기에서 27홈런 타율 0.229 OPS 0.757로 반등에 성공했다.
2023시즌은 채프먼에게 매우 아쉬운 시즌이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둔 채프먼은 4월 한 달 동안 35안타 5홈런 타율 0.372 OPS 1.150으로 폭주했는데, 5월부터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결국 140경기에 나서 122안타 17홈런 타율 0.240 OPS 0.754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프먼은 이번 겨울 큰 계약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좀처럼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중 샌프란시스코와 연이 닿았다.
'원클럽맨'이었던 브랜든 크로포드와 결별하면서 내야 수비력이 약해진데 이어 3루수 J.D. 데이비스도 2024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까닭에 샌프란시스코는 그동안 유격수 또는 3루수 영입을 목표로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줄곧 채프먼과 연결고리가 생겼는데, 마침내 3년 5400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채프먼을 품에 안으면서 고민을 덜어내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겨울 내내 비판의 대상이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라이벌' LA 다저스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전력을 다져왔는데, 샌프란시스코는 전력이 좋아지기는 커녕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던 까닭.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경험도 없는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10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패닉바이', '오버페이'라는 단어가 쉴 틈 없이 뒤따랐다. 특히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에도 한동안 이렇다 할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은 것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저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샌디에이고와는 비벼볼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이정후를 시작으로 호르헤 솔레어, 채프먼까지 굵직한 자원들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정후는 최근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과 2루타를 터뜨리며 장타력을 증명, 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해 나가면서 '오버페이'의 우려를 지워나가고 있다.
'MLB.com'은 "곧 31세가 되는 채프먼은 샌프란시코 내야의 수비를 안정시킬 수 있게 됐고, 중견수 이정후와 지명타자 호르헤 솔레어 등 두 명의 주전 선수를 추가한 라인업에 더 많은 연속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채프먼의 샌프란시스코행을 가장 먼저 보도한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도 "이정후, 솔레어, 조던 힉스, 톰 머피, 그리고 채프먼까지 샌프란시스코가 훌륭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것은 뚜겅을 열어봐야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타이틀을 품을 확률이 가장 높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영입들을 통해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전력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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