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안타
광속구 공략 성공, 빠른 타구 계속 생산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새 둥지를 튼 '바람의 손자' 이정후(26)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실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초반 3경기에 출전해 9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마크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타율 0.444를 찍었다.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한다. 풍선껌을 크게 부는 등 여유를 보이면서도 경기에는 집중하며 '빅리거'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나 적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가능성은 높지만 리그의 수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내야 한다고 지적한 사람이 꽤 있었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다소 고전할 것이라는 시각도 비쳤다.
기우였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초반부터 방망이를 가볍게 돌리며 특유의 타격 재능을 발휘했다. 2월 28일(이하 한국 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마크했다. 이어 2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곧바로 적응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시속 95마일(약 153km)의 빠른 공을 정확히 받아 쳐 홈런과 안타를 뽑아냈다. 빠른 공에도 배트가 전혀 밀리지 않고, 좋은 타이밍에서 정확한 컨택을 만들며 히트를 뽑아냈다. 엄청난 타구 속도를 찍으며 샌프란시스코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다.
시속 95마일이면 KBO리그에서는 투수들의 최고급 스피드에 해당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웬만한 선발투수라면 시속 95마일 이상을 던진다. 시속 90마일 중반대 패스트볼과 시속 90마일(약 145km)을 상회하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정후에 대해서 '속도 적응'을 숙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MLB닷컴도 이정후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성공 여부는 빠른 공 적응에 있다"고 짚었다.
사실 타이밍만 맞춘다고 싶게 빠른 공을 따라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알고도 못 치는 게 '광속구'다. 힘과 힘의 대결을 선호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이정후가 시범경기 초반 속도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2스트라이크로 공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타를 연속해서 만들어 '컨택트 도사'의 면모도 과시했다. 한국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성공을 내다본 이유가 있었다. '천재 타자'가 빅리그 무대 접수를 위해 힘찬 전진을 시작했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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