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잔잔한 파도처럼 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두산 베어스 최지강은 지난 2022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 생홀을 시작했다. 최지강은 그해 퓨처스리그에서는 20경기에 등판해 5승 8패 평균자책점 5.70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으나, 1군 무대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1.60로 아쉬움이 짙게 남는 데뷔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듬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최지강은 2군에서 22경기에 나서 4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로 훌륭한 성과를 거뒀고, 1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지강은 지난해 4월 12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2홀드를 수확하는 등 평균자책점 3.38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런데 5월 첫 등판에서 ⅓이닝 만세 4실점(4자책)으로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한차례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6월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KT 위즈를 상대로 ⅓이닝 2실점(2자책)으로 다시 한번 아쉬운 투구를 기록했고, 이번에는 꽤 긴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두 번의 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최지강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2군에 머물면서 페이스가 좋아졌고, 퓨처스리그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그렇게 세 달 동안의 수련 끝에 9월 1군으로 돌아온 최지강은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8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35의 훌륭한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2024년 호주-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한번 레벨업에 성공하는 모양새.
최지강은 지난달 14일 호주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최고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뽐냈다. 그리고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 연습경기에서는 150km를 마크,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김택연, 곽빈 등과 함께 스프링캠프 중 가장 페이스가 좋다고 평가 받을 정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3일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1군과 스페셜 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최지강은 "PayPay돔에 처음 왔는데, 확실히 시설이 좋고 웅장한 것 같다. 전날(2일)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게 되면 재밌게 놀고 싶다. 야나기타 유키 선수를 정말 좋아하는데, 만약 맞붙게 된다면 한 번 이겨보고 싶다. 타격 연습을 하는데 정말 잘 치더라. 홈런을 많이 치는 것을 비롯해 야구를 정말 멋지게 한다"고 활짝 웃었다.
최지강은 총 2만 7227명이 들어선 PayPay돔에서 1-3으로 뒤진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때마침 최지강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소프트뱅크의 타순은 상위에서 중심 타선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쉽게 야나기타와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후 마운드에 올랐던 까닭. 하지만 최지강은 최고 150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소프트뱅크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최지강은 벌써부터 151km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매우 좋다.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 그는 "생각한 대로 스프링캠프가 잘 되고 있다. 작년 이맘때 구속이 147~8km 정도였는데, 올해는 2~3km가 더 나오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잘 준비를 한 것인지, 페이스가 빠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한 만큼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스피드는 시즌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속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반증. 두산 코칭스태프들은 기량이 가장 좋아지고 있는 선수로 최지강을 꼽을 정도다. 그는 "작년에는 기복이 있었다. 이번 겨울에는 기복을 줄이기 위해 일관성이 있는 투구폼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잘 나오는 것 같다. 이를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강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4월 한 달 동안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를 뽐내던 중 갑작스럽게 감기에 걸리면서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정규시즌 중 많은 운동량을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에 최지강은 자신의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파악했다.
최지강은 "올해는 절대 감기에 걸리면 안 될 것 같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마스크도 쓰고 다닐 것"이라고 웃으며 "그리고 몸을 혹사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른 사람의 몸을 다루듯이 귀하게 여겨야 할 것 같다. 운동은 비시즌에 많이 해야 되는데, 지난해 시즌 중에는 6개월 동안 많은 운동량을 가져가다 보니 지치게 되더라. 원정 경기일 때에는 새벽에 가서도 운동을 했다. 이런 것을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최지강은 "157km까지는 한 번 던져보고 싶다. 그러나 구속보다는 일관성 있게, 한 시즌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복이 있는 모습을 줄이고 싶다. 잔잔한 파도처럼 가고 싶은 마음"이라며 "올 시즌에는 꼭 1군에서 50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후쿠오카(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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