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광주 최병진 기자]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을 펼쳐야 한다.
서울은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의 관심사는 역시 제시 린가드(FC서울)의 출전 여부였다. 서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출신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린가드를 영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린가드는 지난해 여름을 끝으로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난 뒤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린가드를 향한 관심은 여전했다. 막대한 연봉을 보장한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팀들이 제안을 보냈다. 하지만 린가드는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서울과 손을 잡았다.
몸 상태는 역시 정상이 아니었다. 린가드는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2차 전지훈련에 참여했지만 경기를 뛰지 않은 기간이 길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김기동 FC서울 감독 또한 개막 전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30분이 지나니까 수비를 못하더라”라며 고민을 전했다.
광주전 출전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린가드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당초 린가드를 광주 원정에 동행시키지 않으려 했다. 김 감독은 “사실 오늘 린가드를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몸 상태가 60~70%라고 했는데 그 정도로는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그랬더니 조금이라도 뛸 수 있고 직접 K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동행했다. 투입하고 싶은 마음은 크게 없다”며 린가드의 의지가 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는 김 감독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서울은 광주의 압박과 패스 플레이에 고전했고 전반 20분에 이희균에게 골을 허용했다. 서울은 광주가 다소 느슨해진 후반전에 공세를 펼치며 동점골을 노렸다.
골이 필요한 김 감독은 후반 32분 김경민을 빼고 린가드를 투입시켰다. 린가드는 곧바로 왼발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공은 그대로 골문을 넘어갔다. 린가드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 38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일류첸코의 헤더를 이끌어냈으나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데뷔전 퇴장 위험도 있었다. 린가드는 후반 막판 역습을 전개하는 오후성에게 거친 태클을 했다. 린가드의 깊은 태클에 광주 벤치는 거세게 항의했다.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냈다가 비디오 판독실(VOR)과 퇴장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행히 판정은 변동 없이 옐로 카드로 이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능성’은 보여줬다. 전진 패스와 함께 공간으로 움직이는 모습 등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김 감독 또한 “몇 차례 괜찮은 장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광주전은 린가드가 확실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원정 동행과 함께 적극적으로 태클도 마다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결국 린가드가 얼마나 빠르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지가 관건이다. 부활 의지는 확실한 만큼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경기력 회복 속도를 단축시킨다면 서울은 공격의 고민을 덜 수 있게 된다. 시간과의 사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광주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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