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부적 재능이다. 대성할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에이스 윌 크로우(30)는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이의리(22)의 불펜 투구를 유독 유심히 지켜봤다. “원래 다른 투수들의 투구를 보는 걸 좋아한다”라고 했지만, 확실히 눈이 번쩍거렸다.
크로우는 던지는 팔도 같고, 똑같이 장래성이 엄청난 두 좌완 영건(이의리와 윤영철)이 알고 보니 투구 스타일이 정반대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흥미로워했다. 두 사람에게 진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이 크로우의 조언을 어떻게 흡수했는지 알 수 없지만, ‘크로우 스쿨’은 진심이었다.
크로우는 캔버라에서 이의리에게 스플리터로 타자를 유인하려는 목적이라도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 떨어뜨려보라고 조언했다. 유인구라고 해도 존에서 크게 벗어나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부분을 짚어준 것이었다.
그런 이의리가 4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스프링캠프 대외 다섯 번째 연습경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세 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나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패스트볼 최고 147km를 찍었다. 분명히 100% 컨디션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147km를 찍었다는 건 시즌 준비가 순조롭다는 증거다. 기온이 올라가면, 150km을 상회하는 파워 피칭을 선보일 것이다. 부상만 조심하면 걱정할 게 없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다. 캔버라에서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 특유의 갑작스러운 볼넷 역시 “줘도 된다”라고 했다.
그런 이의리는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서 약 1개월간 연수하며 자신의 투구를 다시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인지업 그립을 수정하기로 했고, 캔버라에서부터 연습에 공을 들였다. 이날 구단에 따르면 KT 타자들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5개 던졌다.
어느덧 4년차다. 남다른 재능에다 지난 3년간의 각종 경험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구위, 종합적인 위력을 따질 때 크로우와 원투펀치를 이뤄도 손색없다. 또한 KIA의 미래를 생각할 때 그 정도로 위치가 격상될 시기도 됐다. KIA 팬들은 이의리 특유의 힘 있는 투구를 감상할 준비만 하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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