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광주 최병진 기자]익숙한 것에서 멀어져야 한다.
서울은 지난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서울은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파이널 B에 머무르며 성적 부진을 겪었고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포항 K리그 명장 반열에 오른 김기동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뛰어난 전술적 능력과 리더십을 선보였다.
선수 보강도 분주하게 진행됐다. 사이드백 최준과 중앙 미드필더 류재문을 영입했고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제시 린가드와 계약하며 화제를 모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에 성공한 조영욱과 기성용, 이태석 등 기존 선수들도 재계약을 체결하며 단단한 스쿼드를 구성했다.
자연스레 광주와의 개막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지난 시즌 다양한 스토리를 생성했던 두 팀인 가운데 김 감독과 이정효 광주 FC 감독도 치열한 전술적 맞대결을 보여준 만큼 달라진 서울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서울은 광주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광주는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서울의 조직을 흔들었다. 결국 광주는 전반 20분에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연결하며 서울의 골문 앞까지 전개했고 이희균의 마무리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에는 광주의 압박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서울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가져갔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 김경민, 임상협, 이태석 그리고 린가드를 차례로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에 가브리엘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아직까지는 선수단이 혼선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전에 하던 플레이와 내가 요구하는 모습 사이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다. 기성용과 팔로세비치를 중심으로 중원에서 볼을 소유하며 패스를 활용해 공격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공격 진영에서의 속도는 다소 떨어졌고 상대의 수비 조직이 갖춰진 상태에서 득점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답답해지는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방에서의 빠른 공수 전환을 추구한다. 포항은 김 감독 아래서 수비 시에 볼을 차단했을 때 빠르게 공격으로 이어 나갔고 측면에서도 속도를 살려 반대 전환을 통해 수비를 공략했다.
즉, 서울과는 다소 대조적인 스타일로 아직까지는 ‘기동볼’ 구현에 선수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 데이에서도 “예전의 습관이 나온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익숙한 ‘점유’에서 멀어져 김 감독이 원하는 ‘속도’를 빠르게 장착해야 하는 서울이다.
광주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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