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무대에서 뛰고 온 선수다.”
스프링캠프는 훈련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대화의 시간이기도 하다. 대부분 구단이 훈련을 컴팩트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훈련, 치료, 휴식 등으로 채우는 시간이 길다. 1달 내내 붙어 있는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야구 얘기’로 하나가 된다.
2월 중순 이후부터 KBO리그 최대 이슈는 단연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다. 류현진의 12년만의 복귀 과정부터 계약, 훈련, 향후 스케줄 등 일거수일투족이 가장 큰 화제다. 당장 7일 문동주와의 청백전 맞대결도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그런 한화와 류현진은 다른 구단 사람들에도 당연히 주요 화두다. 어느 팀, 어느 선수들이든 류현진을 입에 올리지 않았을까. 밥 먹으면서, 룸메이트와 밤에 잠 들기 전에, 혹은 쉬는 날 주요 화두였을 것이다. 류현진이 12년만에 돌아오면서, 어느덧 12년 전에 KBO리그에 있었던 대다수 선수가 현재 업계를 떠난 상태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권희동(34)은 팀에서 손아섭(36) 다음으로 고참이다. 그러나 권희동조차 류현진과 맞붙어본 경험이 없다. 경남대를 졸업하고 2013년 9라운드 84순위로 NC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 이 구단 자체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직후, 2013년에 출범했다.
권희동은 오른손 외야수다. 왼손투수 공을 곧잘 친다. 작년에도 왼손투수 상대로 타율 0.316 2홈런 24타점으로 좋았다. 그래서 류현진의 공을 잘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마침 강인권 감독의 올 시즌 구상에 권희동은 핵심 타자 중 한 명이다.
권희동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류현진을 두고 “메이저리그에서 2~3선발로 꾸준히 활약한 선수다. 용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페디(31, 시카고 화이트삭스)급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류현진이 페디급 이상이라고 했다. 실제 빅리그 커리어만 따지면 류현진과 페디는 비교가 안 된다. 단순히 비교해도 류현진은 통산 78승이고, 페디는 21승이었다. 페디의 경우 2023시즌을 앞두고 스위퍼를 연마한 게 KBO리그 지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류현진이 실제 작년 페디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인지도 관심사다.
권희동은 승부욕을 불태웠다. “내가 입단할 때 현진이 형이 미국에 갔다. 솔직히 현진이 형 공을 쳐보고 싶긴 하다.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선수”라고 했다. 투수와 타자가 처음 만나면 당연히 투수가 유리하지만, 공은 둥글다.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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