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감독님이요? 무서운 감독님일 수 있는데, 냉철한 모습이 멋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57) 감독은 KBO리그에 몇 남지 않은 ‘카리스마형’ 감독이다. 무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할 때, 선수들이 그의 얼굴을 제대로 못 쳐다보는 게 사실이다. 누구에게든 해야 할 말은 하고, 또 들어야 할 때는 듣는, 알고 보면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지도자다. 상남자다.
그런 김태형 감독이 롯데에 부임하고, 소위 말해 알아서 움직이는 문화가 정착했다는 후문이다. 처음엔 김태형 감독의 눈치가 보이거나 혼나기 싫어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알아서 움직이는 문화가 왜 필요한지 진심으로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 롯데 스프링캠프를 직접 보지 못해 알 수 없지만, 롯데의 진정한 변화는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을 파악한 만큼, 선수들과 코치들도 김태형 감독을 알아가고 있다.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클로저 김원중은 “스프링캠프는 틀을 벗어나는 스케줄은 아니다”라고 했다. 캠프 훈련 자체는 각 파트별 코치와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다.
그러나 김원중은 “감독님이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바뀐 부분이 있다. 무서운 감독님? 그럴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 냉철한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멋있는 것 같다. 승부가 확실하신 느낌이다.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카리스마, 냉철함 속에서 합리성을 찾아가는 지도자다. 그리고 그 속에 유머와 신뢰로 마음을 얻는 능력도 있다는 평가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김태형 감독을 두고 “좀 낯설죠 아직. 강하신 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형광 코치는 “끝까지 강하기만 한 분이 아니다. 그 강함이 오히려 (대하기)쉬울 수도 있다”라고 했다.
전형적인 MZ세대의 대표주자, 김민석이 보기에 김태형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할 땐 하고, 강할 땐 강한 분”이라면서도 “감독님은 선수들이 기본적인 부분만 잘 지키면 무섭지 않다”라고 했다. 결과를 떠나 야구의 기본을 잃지 말고 공격적인 자세를 원한다.
이를 테면 2B0S, 3B0S에서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에 투구가 들어오면 과감한 타격을 주문한다. 당연히 그 결과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반대로 그런 상황서 타자가 쭈뼛하면 오히려 질책하거나 책임을 묻는 스타일이다.
김민석은 알고 있다. “감독님은 쓰리볼, 투볼에서 지켜보는 걸 싫어하신다. 쓰리볼 타격은 아직 안 해봤는데 죽더라도 자기 스윙을 하며 죽으면 감독님이 좋아하실 것이다”라고 했다. 이들의 얘기를 통해 롯데가 올해 어떤 야구를 해야 하는지, 방향성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궁극적 목표? 그런 승부가 모이고 모여 ‘이기는 야구’를 하는 것이다.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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