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그 타순에 잘 어울리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21)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다. 동년배 최강 운동능력을 보유한 3년차 내야수. 아직 풀타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올해 주전 3번타자로 밀어붙인다. KIA의 중심타자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형 3루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하다.
교타자라고 보기 어렵다. 파워와 스피드가 양립하는 괴물이다. 이미 지난 2년간 번뜩이는 운동능력을 과시했다. 두산 강속구 우완 곽빈의 패스트볼에 잠실구장 외야 2층 스탠드를 폭격할 당시 타구속도가 173km였고, 비거리는 125m였다. 그리고 84경기서 25도루를 해냈다. 3루 수비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적응했다. 이런 타자는 리드오프감은 아니다. 2~3번에 어울린다.
그런 김도영은 작년 11월19일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서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중수지절관절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했다. 사실상 왼손을 쓰지 못하는 중상이었다. 말이 4개월 진단이지, 4개월 이후 야구에 필요한 훈련을 하다 보면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출전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운동능력이 남다른 김도영은 회복속도도 남다르다. 젊기도 하고, 스스로 재활에 사력을 다했다. 캔버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주루, 웨이트트레이닝을 착실히 소화했다. 기적처럼 캔버라 훈련 마지막 라운드부터 티 배팅을 시작했고, 오키나와에선 대수비로 나서며 오랜만에 실전을 경험했다.
그리고 9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기적처럼 돌아왔다. 그날 숨을 죽였지만, 10일 경기서는 2안타를 날리며 본격적으로 감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개막전 무안타를 기록한 김도영, 나성범 등을 두고 오히려 안심이 된다고 했다. 페이스가 결국 올라갈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김도영은 4회에 선발투수 카일 하트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전안타로 연결했고, 6회에는 이준호의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한 차례 송구 실책을 저지르긴 했지만, 4개월만의 실전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그 타순에 잘 어울리는 선수다. 장타력도 있고, 발도 빠르고 작전수행능력도 좋다. 팀도 좋고, 본인도 (나)성범이 앞에 있으면 시너지를 낼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4번 나성범의 존재감으로, 김도영이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정면승부가 들어오면, 김도영은 땡큐다.
아울러 이범호 감독은 “그 정도 유망주면 부담을 어느 정도 줘도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팀도 본인에게도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약간의 부담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 김도영이 그 정도 압박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통 유망주들과 다르다고 확신한 상태다.
풀타임 3번타자 김도영의 올 가을 성적표는 어떨까.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난해 KIA 경기를 중계하면서 김도영이 3할, 30홈런, 30도루가 가능하다고 했다. 올해 풀타임을 뛰면 이걸 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아울러 KIA 타선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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