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최성은이 행복했던 '로기완'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최근 마이데일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 출연한 최성은을 만났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
최성은은 '로기완'의 매력을 묻자 "삶의 냄새가 많이 났다고 할까. 제 취향과 맞았다. 어둡고 골목길 구석 같은, 칙칙하고 음울한데 어떤 부분에서는 삶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 영화다"면서 "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더 좋았다. 마리는 겉으로는 사납고 발톱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지만, 속은 순수하고 여린 친구라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 친구가 왜 이렇게까지 망가지려고 할까 생각하면서 작품에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2019년 영화 '시동'의 주연으로 데뷔한 최성은은 영화 '십개월의 미래' '젠틀맨' '로기완'까지 주연길을 걷고 있다.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에서도 주연으로 배우 지창욱과 호흡했다.
최성은은 "프라이드보단 부담이 된다"며 "'시동'이라는 작품을 하게 되면서 감사하게도 그런 흐름을 걸어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작품을 엄청 많이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온 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매 순간 검열하게 되고 감사함과 동시에 부담을 갖고 있다"고 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배우로서 '돈값'에 대해서는 "주연인 만큼 작품에서 맡고 있는 롤 자체가 크다.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기 선배가 느끼는 것만큼 제가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진 몸으로 책임감이 느껴진다기보다 내가 할 몫을 '이거라도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같이 작업한 선배들을 봤을 때 저보다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더라. 얼마나 무거운 자리일까 생각도 들고, 같이 그 짐을 나눠 지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극 중 호흡을 맞춘 송중기에 대해 최성은은 "굉장히 단단한 보석 같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순수한 열정이 있을 수 있는지… 올곧다고 해야 할까. 이 사람 안에 보석이 박혀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 안팎으로 에너지를 다 쏟고 있다고 느꼈죠."
이어 "연기를 하면서 '이게 맞나?' 싶은 게 있으면 최대한 대본을 따라, 감독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기 선배는 이해가 안 되거나 부딪히는 게 있을 때 타인을 설득하고, 본인의 생각을 납득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만큼 자기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좋게 말하면 고집이 있고,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송중기와의 베드신에 대해서는 "중기 선배도 베드신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저도 처음인 만큼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 해서 크게 신경 쓰이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다. 안 해봤던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도 빨리빨리 진행돼서 콤팩트하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대본에서의 베드신 수위는 확실히 셌다"며 "그러나 막상 촬영 때 수위와 완성된 편집본에서의 수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편집본이 좀 더 아름답다면 촬영 때는 더 부딪히는, 강렬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1996년생 최성은은 상대역 송중기와 11세 나이 차가 난다. 최성은은 "이번 작품 전까지 말을 놓은 선배가 별로 없었다. 아마 (송중기가) 처음인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때 중기 선배가 '편하게 해라' '말 놔도 된다' '선배님이라고 안 불러도 된다'고 했다"면서 "사실 저도 말을 놓는 게 편한 사람은 아닌데 더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아무래도 친밀해지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으니까. 인간 대 인간으로 가까워지는 게 작품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성은은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글쎄요"라며 뜸을 들였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자기 연기를 보고 100% 만족하진 못할 거예요. 제 성격상 더 그런 것 같아요. 작품으로 따지면 아쉬움이 없을 순 없죠.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작업 과정에서는 행복했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 둘을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순 없죠. 개인적 감상으로는 제일 행복했던 현장이에요. 벨기에라는 낯선 땅에서 스태프분들과 오래 작업하는 것도 전부 행복했어요."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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