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인터뷰] "린가드 설렁설렁 뛰더라, 이름값으로 축구하는 건 선수가 아니다"...김기동 감독의 '작심발언'

[마이데일리 = 상암 최병진 기자]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린가드를 질책했다.

서울은 16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에서 전반전에 터진 일류첸코과 기성용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개막 후 1무 1패를 기록한 서울은 마침내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3경기 만에 승리를 했는데 참 길었다.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했는데 더 끈끈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제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더 노력하려고 한다. 전반전에는 그래도 포지셔닝을 가져가면서 전개하고 사이드로 볼을 연결하면서 풀었는데 후반전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선발 데뷔전을 치른 최준과 류재문은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확실히 (최)준이가 활동량이 많고 스피드가 있어서 상대를 괴롭혔다. 수비 커버도 잘해줬다. (류)재문이한테도 끝나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했다. 이적 후 첫 경기니까 쉽게 쉽게 하라고 했는데 좌우로 볼을 잘 연결해줬다. 3선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마찬가지로 선발로 나서 데뷔전을 치른 술라카에 대해서도 “단점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경험이 많고 빌드업이 좋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두 경기는 국내 선수들이 뛰면서 불안한 패스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앞으로 잘 나갔다”고 평가했다.

서울과 제주의 경기는 다소 거친 장면들이 있었다. 양 팀 합쳐 10개의 경고가 나왔고 제주의 임채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안 받아도 되는 경고가 있었다. 축구는 실수의 연속이고 만회하기 위해 상대와 싸우는 것이다. 앞으로도 더 타이트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할 것이고 물론 그 속에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경기까지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나왔던 박동진은 후반전에 일류첸코를 대신해 최전방으로 투입됐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가 2년 간 90분을 소화한 게 단 2경기다. 전지 훈련에서도 힘들어했다. 오늘도 90분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지난 경기까지 (김)신진이를 투입했다가 아직 퍼포먼스가 많이 안 나와서 앞에서 싸워주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동진이가 앞에서 싸워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팬들은 인천전 무승부 후 야유를 보냈지만 이날은 김기동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 감독은 “감독이란 자리가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팬들은 또 결과를 원한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경기를 했을 때는 환호도 해주셨으면 한다. 시간을 더 주면서 응원을 보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부족한 슈팅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이다. 크로스가 골문 안 쪽으로 올라가야 상황이 나온다. 노력은 하고 있고 훈련도 진행 중이다. 계속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류재문과 호흡을 맞추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득점까지 뽑아냈다. 김 감독은 “포지셔닝을 봤을 때 전반전에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오른쪽으로 많이 들어갔다. 공격 가담을 안 하면 없어지는 공간이 되기 때문에 공이 나갔을 때는 공격적으로 나가면서 재문이가 커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태도에 대해 “어제 미팅에서도 연습경기 때나 인천전 수비 반응에 대해서 영상을 보여줬다. 습관이 돼 있지 않으면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오늘은 이전보다 적극성이 살아났다. 당장은 나오지 않지만 계속 훈련을 하고 연습을 하면 습관이 된다”고 했다.

이제 K리그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김 감독은 “주닝요 코치와 이야기를 했다. 정말 중요한 시간이다. 이후에는 휴식기가 별로 없다. 한 단계 스텝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훈련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체력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할 것이다. 강원전부터 지금보다 확실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훈련양을 늘리려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교체를 3장만 활용한 것에 대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 22세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고 고민을 많이 했다. 린가드를 다시 빼려고도 했다. 이전 같았으면 뺐을 텐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밝혔다.

린가드 교체 고민 이유로는 “경기를 몇 분을 뛰든 들어가서 설렁설렁하고 몸싸움도 안 해주면 안 된다. 90분을 뛰는 선수들보다 못 뛰면 축구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미팅을 하는데 말은 청산유수다. 근데 행동으로 안 나오면 안 된다. 계속적으로 소통을 해서 습관을 만들고 팀에 녹아들게끔 하겠다”고 질책을 남겼다.

상암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