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성범, 7선빈이 핵심이라고 했는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 9~10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서 자신이 구상한 베스트라인업을 자신있게 내놨다. 박찬호~최원준~김도영~나성범~소크라테스 브리토~최형우~김선빈~김태군~이우성이다.
핵심은 4번 나성범과 7번 김선빈이다. 작년의 경우 나성범은 58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건강하레 뛸 땐 주로 3번타자였다. 2022시즌에도 그랬다. 그러나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장타 한 방이 나온 뒤 4~5번에서 흐름이 끊기는 게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이 구상한 1~3번은 컨택, 작전수행력, 주력에서 리그 최상위급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사 1루에서 나성범이 2루타 한 방을 터트리면 점수를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같은 2사 후 타석이라도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7번 김선빈의 경우, 실질적으로 가장 약한 8번 김태군에서 이닝이 끝나야 다음 이닝에 9번 이우성부터 1~3번 트리블세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7번에서 이닝이 끝나면 8번에서 시작하는 다음 공격에서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7번 타순에 애버리지가 높은 타자가 들어가면 그래서 유리하다고 했다. 3할을 보장하는 김선빈이 제격이다.
이밖에 최형우를 6번으로 넣은 건, 이젠 최형우에게 중심타선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봤다. 김도영을 3번으로 쓰는 건 단순히 교타자가 아닌, 컨택과 장타력에 클러치히터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범호 감독이 타격코치 시절부터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보인 베스트라인업이다. 그러나 야구도 인생도 마음대로 절대 안 풀린다. 144경기 내내 같은 라인업을 쓰긴 어렵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도 시범경기 기간에 타순을 다소 바꿔도 보겠다고 얘기하긴 했다.
KIA는 시범경기 개막 이후 이범호 감독의 기대와 달리 타선이 전체적으로 활발하게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 타순에 크고 작은 변화는 이미 주고 있었다. 17일 광주 KT 위즈전의 경우 김도영을 3번에서 2번, 최형우를 6번에서 4번으로 올리는 등 다시 예년의 타순과 가까웠다.
2번 최원준이 의외로 시범경기서 안 좋기 때문이다. 24타수 2안타 타율 0.085. 2번에서 흐름을 끊으니 좌완 선발이 나올 땐 9번 이우성과 타순을 맞교대하기도 해봤다. 결국 근래 타순 변화 폭이 크더니, 이범호 감독의 초기 구상과 전혀 다른 라인업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KIA는 17일 경기서 16안타와 3사사구로 14득점했다. 3번에서 2루로 옮긴 김도영이 3안타 1타점 1득점, 4번 최형우가 2안타 2타점 2득점, 6번 김선빈이 2안타 2득점 등 공교롭게도 타순을 바꾼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했다.
라인업을 너무 자주 흔드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명확하다. 그러나 KIA의 경우 아주 심한 정도는 아니다. 무조건 정답인 라인업은 없다. 우연히 타순을 바꾼 선수들이 잘 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감독의 초심보다 효율성, 결단력, 임기응변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이범호 감독은 돋보인다. 과연 그가 올 시즌 몇 가지의 라인업을 사용할까. 시즌 내내 고민할 대목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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