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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서울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을까. '친정' LG 트윈스를 상대로 일격을 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내비친 만큼 이제는 정말로 '오리무중'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고우석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에서 '친정' LG 트윈스와 스페셜 게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18구,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행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겨울. 정규시즌을 치르는 내내 단 한 번도 빅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드러내지 않았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던 것. 신분조회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특정 선수에게 관심이 있을 때 갖는 기본적인 절차로 반드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고우석은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우석의 '친정' LG는 갑작스럽게 마무리가 이탈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의 도전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5억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리고 현재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 마쓰이 유키, 일본프로야구 시절 2년 연속 세이브왕 타이틀을 품에 안은 로버트 수아레즈, 완디 페랄타와 뒷문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까닭에 샌디에이고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투수들 중 가장 늦게 마운드에 올랐다. 비교적 시즌을 천천히 준비한 셈. 그렇게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의 시작은 좋았다. 고우석은 지난 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한 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두 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무실점으로 훌륭한 투구를 펼쳤다. 이후 두 번째 등판인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는 1이닝 1실점으로 아쉬운 투구를 남겼으나, 세 번째 등판이었던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다시 한번 무실점 투구를 뽐냈다.
순항을 이어가던 중 고우석의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지난 11일 등판이었다. 고우석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5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 경기로 인해 3.00에 불과했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6.20으로 크게 치솟았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것. 이에 고우석은 서울시리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의 로스터는 기본적으로 26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서울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맞는 만큼, 혹시 모를 부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LA 다저스는 26명 외에도 5명의 선수를 추가로 데려왔다. 그리고 이 중에서 3명의 선수가 '서울시리즈'의 개막전 로스터에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 에인절스전을 제외한 고우석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2.25에 불과한 만큼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에인절스를 상대로 워낙 충격적인 결과를 남긴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단계다.
이에 마이크 쉴트 감독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마지막 스파링을 앞두고 고우석을 마지막으로 테스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령탑은 18일 LG 트윈스와 스페셜게임에 앞서 "고우석은 오늘 등판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크게 기대하고 있다. 전 소속팀과 경쟁하는데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친정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는 우리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고우석은 5-2로 근소하게 앞선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후 첫 세이브 기회. 고우석의 등판에 고척스카이돔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고, LG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친정'과 맞대결이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LG 선수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고우석과 격돌했다. 고우석 또한 선두타자 박해민을 상대로 초구에 94마일(약 151.3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맞섰다.
스타트는 불안했다. 고우석은 박해민에게 초구를 던진 뒤 2구째 94.2마일의 낮은 직구를 공략당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김현종을 상대로는 최고 95마일(약 152.9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4구째 87.4마일(약 140.7km)의 커터로 삼진을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는데, 문제는 이후였다. LG는 김현수를 대신해 이재원을 대타로 투입했는데,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린 95마일 직구를 공략당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여전히 개막전 엔트리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고우석에게는 그야말로 절망과도 같은 홈런이었다.
이재원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5-4로 턱 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고우석. 그래도 추가 실점은 없었다. 고우석은 손호용과 무려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88.7마일(약 142.7km) 커터로 삼진을 뽑아내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 이어나온 구본혁을 3루수로 돌려세우면서 힘겹게 경기를 매듭지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서울시리즈를 눈앞에 둔 상황의 마지막 등판에서 세이브를 수확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은 지우지 못한 고우석이 과연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일단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마이크 쉴트 감독은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전까지 여러가지를 체크한 뒤 로스터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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