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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한국인 최초로 조경계의 최고 영예상이라 불리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한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사계절 이야기를 담은 '땅에 쓰는 시'가 모두에게 친숙한 공원들부터 MZ세대가 반한 핫플레이스 등 정영선 조경가의 다양한 공간을 담아내 주목받고 있다.
'땅에 쓰는 시'는 선유도 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경춘선 숲길, 서울 아산병원 등 모두를 위한 정원을 만들어온 조경가 정영선의 땅을 향한 철학과 내일의 숲을 위한 진심을 담은 다큐멘터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학과 1기 졸업생이자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조경)를 획득한 최초의 여성 기술사인 정영선 조경가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공간에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활발한 현역이다.
1984년, 서울시에서 조경설계사무소와 정식으로 맺은 첫 번째 설계 계약으로 알려진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아시아공원’,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왕성한 작업을 이어온 그는 1997년에는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탄생시켰다.
당시 한강관리사업소 자문 위원이던 정영선 조경가는 샛강의 생태적 보존을 위해 여러 생태학자들을 불러 모아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피력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김수영 시인의 ‘풀’을 낭독하면서까지 설득에 나섰다.
도심 속 선물과도 같은 쉼터 ‘선유도공원’ 역시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이다. 공원 설계를 위해 오랜 기간 방치되었던 정수 공장 시설을 처음 방문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다”라고 언급하기도 한 그는 기존의 정수 시설을 그대로 살리는 것을 고수, 이를 통해 2002년 국내 최초의 재활용생태공원이 탄생하며 현재까지도 많은 시민들에게 편안함과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영선 조경가는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숲이 돋보이는 ‘서울 아산병원’, 과거의 철길을 그대로 살리고 시민들이 직접 경작하는 동네 텃밭과 걷고 싶은 길이 있는 ‘경춘선 숲길’ 등을 비롯해 ‘예술의 전당’, ‘광릉수목원’, ‘93’ 대전 엑스포’,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과천과학관’, ‘서울식물원’ 등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법한 친숙하고 눈부신 공간들을 우리에게 선물해왔다.
여기에 호암미술관 ‘희원’, ‘오설록 티 뮤지엄’,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설화수의 집’ 등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핫플레이스들 역시 정영선 조경가의 손끝에서 탄생,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감각으로 모두를 매료시키고 있다.
'땅에 쓰는 시'는 오는 4월 17일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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