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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고척 박승환 기자] 결국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스페셜 게임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한 채 정규시즌 개막전을 맞게 됐다. 팀 코리아는 패배 속에서도 다시 한번 가능성을 확인하는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저스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팀 코리아와 '스페셜 게임' 맞대결에서 5-2로 승리, 정규시즌 개막전인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스파링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 선발 라인업
팀 코리아 :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나승엽(1루수)-박성한(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선발 투수 곽빈.
LA 다저스 :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 선발 투수 바비 밀러.
▲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고받은 팀 코리아와 다저스
전날(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훌륭한 경기력을 펼쳤던 팀 코리아, 반대로 화끈한 타격을 바탕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마운드를 폭격한 다저스의 맞대결. 샌디에이고와 경기를 앞두고는 "창피한 경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던 류중일 감독은 다저스전에 앞서서는 "우리 투수들이 다저스의 타자들을 얼마나 막을지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다저스가 샌디에이고보다 한수 위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초반의 흐름은 다저스가 잡았다. 다저스는 1회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출루, 도루 성공으로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이후 오타니 쇼헤이와 프레디 프리먼이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찬물을 끼얹는 듯했으나, 윌 스미스가 볼넷을 골라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여기서 팀 코리아 선발 곽빈을 상대로 맥스 먼시가 친 타구가 좌익수-우익수-유격수 사이로 애매하게 떠올랐는데, 행운의 '텍사스 안타'로 연결됐고, 2루 주자 베츠가 홈을 파고들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팀 코리아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대표팀은 3회말 선두타자 김성윤이 다저스의 선발 바비 밀러의 초구 99.1마일(약 159.5km)의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만들어내 물꼬를 텄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혜성 또한 밀러의 5구째 97.3마일(약 156.6km)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뜨리며 2, 3루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여기서 팀 코리아는 윤동희의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고, 강백호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쳐 역전에 성공했다.
팀 코리아가 분위기를 뒤집자, 이번에는 다저스가 다시 한번 반격에 나섰다. 다저스는 3회말 선두타자 베츠가 팀 코리아의 바뀐 투수 이의리를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 키케 에르난데스 또한 볼넷으로 출루하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다저스는 스미스와 먼시가 이의리를 상대로 연속 2루타를 폭발시켰고, 4-2로 앞서나가며 다시 한번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 샌디에이고전 호투 우연 아니었다! 韓 마운드의 밝은 미래
팀 코리아는 전날(17일) 선발 문동주(2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원태인(2이닝)-신민혁(2이닝)-정해영(1이닝)-최준용(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샌디에이고 타선을 단 4안타 1득점으로 묶어내는 철벽투를 선보였다. 긴 이동거리, 시차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음을 고려하더라도, 팀 코리아 마운드가 선보인 투구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한국 마운드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18일 다저스와 맞대결에서 KBO리그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 있었다. 바로 '슈퍼루키'로 불리는 유망주들의 등판.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의 황준서와 2순위의 김택연이었다. 당초 황준서는 17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1회 문동주가 제구에 난조를 겪을 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민혁이 타구에 다리를 강타당했을 때를 비롯해 총 세 차례나 몸을 풀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들의 탄탄한 투구로 인해 좀처럼 등판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몸만 풀다가 경기를 마치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에 앞서 "황준서는 어제(17일) 문동주가 볼볼볼을 할 때 투입을 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신민혁이 다리에 공을 맞은 후에도 투입을 준비하는 등 총 세번이나 몸을 풀었다. 어제 불펜에서 많이 던졌던 탓에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등판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반대로 김택연에게는 "직구는 오승환 급"이라며 "오늘 경기에 들어갈 것 같다"고 등판을 예고했는데, 사령탑은 '특급유망주'들에게 모두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것은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이번 스프링캠프 때부터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두산의 미래. 김택연은 2-4로 뒤진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김택연은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힘'으로 맞붙은 결과 5구째 93.7마일(약 150.8km)의 빠른 볼로 삼진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어나온 제임스 아웃맨에게는 세 개의 볼을 연달아 던진 후 두 개의 스트라이를 만들어내며 3B-2S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고, 이번에도 직구로 삼진을 솎아내며 'KK' 투구를 펼쳤다.
여기서 류중일 감독은 전날(17일) 많은 투구로 인해 등판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던 황준서에게도 기회를 줬다. 황준서 또한 '전체 1순위'의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김택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황준서는 대타 미겔 로하스와 맞대결을 갖게 됐고, 1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91마일(약 146.5km)의 하이 패스트볼을 통해 방망이를 끌어냈고, 삼진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김택연과 황준서의 'KKK' 투구는 한국 마운드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 수 있는 순간이었다.
▲ 아내까지 찾아왔지만 거듭된 오타니의 침묵, 하지만 다저스는 강했다
이번 서울시리즈의 '주인공'은 단연 오타니였다. 2021년 전세계에 '이도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등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10년 7억 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을 품에 안은 까닭. 특히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깜짝 '결혼' 사실을 밝힌 것은 물론, 서울행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아내의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첫 날 오타니의 활약은 아쉬움이 컸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키움의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날은 아내 다나카 마미코를 비롯해 부모님이 고척돔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으나, 전날(17일)과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곽빈을 상대로 3루수 파울플라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의리에게 좌익수 뜬공, 세 번째 타석에서는 오원석에게 2루수 땅볼로 잡히면서 '스페셜 게임'에서는 총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오타니가 침묵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했다. 다저스는 경기 초반부터 팀 코리아와 뜨거운 타격전을 선보인 결과 5회까지 4-2로 경기를 리드했다. 여기서 다저스는 확실하게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크리스 테일러가 팀 코리아의 바뀐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치는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하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 이로써 다저스는 사실상 승기를 잡게 됐고,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면서 샌디에이고와 마찬가지로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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