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또 무너진 고우석, 前 스승도 탄식 "왜 홈런을 맞냐고! 깔끔하게 막아야지"…개막 로스터 장담 못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팀 코리아 류중일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팀 코리아 류중일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왜 홈런을 맞냐고! 깔끔하게 막아야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게임 '친정'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1이닝 동안 투구수 18구,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세이브를 수확했지만, 끝맛이 깔끔하지 않는 투구였다.

지난해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던 고우석은 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 한 번도 빅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던 고우석이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깜짝'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고, 수요가 있음을 확인한 직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신분조회 요청이 반드시 빅리그 구단과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고우석을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뜨겁지 않았다. 그런데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 까닭. 샌디에이고는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최대 2+1년 940만 달러(약 125억원)의 계약을 제안, 버저비터 계약을 통해 고우석을 품에 안았다.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이 확정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마쓰이 유키를 비롯해 한신 타이거즈 시절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의 타이틀을 품에 안은 로버트 수아레즈,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4년 1650만 달러(약 220억원)의 계약을 통해 영입한 완디 페랄타까지 네 명의 선수가 마무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크 쉴트 감독./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크 쉴트 감독./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크 쉴트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마무리에 대한 질문에서 마쓰이와 수아레즈, 페랄타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고우석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마치 사령탑의 구상에서 고우석은 후보에도 없는 듯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쉴트 감독은 지금까지 고우석을 영상으로 밖에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아꼈던 것이며, 시범경기를 통한 모습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심쩍은 상황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선 고우석은 지난 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7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무실점 피칭을 뽐내며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 11일 투구였다.

고우석은 11일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서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 밖에 잡아내지 못하는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5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것이다. 큰 불안감을 남긴 가운데 고우석은 서울시리즈를 위한 한국행을 앞둔 마지막 등판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게 됐고, 에인절스전의 충격적인 결과를 지워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반짝'에 불과했다.

고우석은 오는 20일 LA 다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인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18일 '친정' LG를 상대로 5-2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그야말로 에인절스전에 버금가는 아찔한 투구였다. 이날 고우석은 등판과 동시에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대타 김현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LG 트윈스 이재원./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LG 트윈스 이재원./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팀 코리아 류중일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팀 코리아 류중일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우석은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대타 이재원에게 던진 2구째 94.9마일(약 152.7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몰리게 됐고, 이때 이재원이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무려 110.9마일(약 178.5km)의 속도로 비행, 399피트(약 121.6m)를 날아간 뒤 좌익수 뒤 관중석에 꽂혔다.

충격의 투런포를 맞은 뒤 고우석은 손호영을 삼진 처리한 뒤 구본혁까지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하지만 시범경기도 아닌, 스페셜게임의 세이브였던 만큼 기록적인 의미는 없었고, 오히려 매우 큰 불안감만 남기게 됐다. 고우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던 셈이다.

현재 고우석의 입지는 매우 불안하다. LG와 경기가 시범경기에 포함된다고 한다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이후의 성적은 6경기에서 5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8실점(8자책)을 기록하는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3.50이다. 6경기에서 절반에 해당되는 3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한 것. 뒷문은 물론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우석이 남긴 충격적인 투구에 오후 7시부터 열린 LA 다저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던 팀 코리아의 류중일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 전 LG에서 고우석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제지간. 류중일 감독은 "왜 홈런을 맞냐고! 깔끔하게 막아야지…"라며 탄식했다. 제자가 이날 LG를 상대로 한 투구로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서울시리즈에 앞서 19일 개막전 로스터를 발표할 예정. 현재 고우석은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31명의 로스터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는 26명으로 구성된다. 특별 규정으로 26명에 포함되지 않은 5명 중 3명은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잠시 남을 수 있지만 결국 큰 의미는 없다. 미국 본토 개막전이 시작되면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쉴트 감독은 LG와 경기가 끝난 뒤 당연히 고우석의 로스터 합류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령탑은 "고우석이 아웃카운트를 잡고 세이브를 수확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좋은 면과 좋지 않은 면이 모두 나왔던 경기였다"며 고우석의 로스터 합류 여부에 확답을 피했고, 여러가지를 체크한 뒤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우석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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