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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오타니는 경기에 뛸 준비가 돼 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에 앞서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쏟아지는 질문과 마주했다.
다저스는 지난 20일 샌디에이고와 서울시리즈 개막전 맞대결에서 5-2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한국에 도착한 뒤 키움 히어로즈-팀 코리아를 상대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오타니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을 펼친 결과 역사적인 첫 승리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이유는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절도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미즈하라와 동행하기 시작했다. 2021년 오타니가 전세계적으로 '이도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늘 오타니의 곁을 지켰던 만큼 미즈하라도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특히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때도 미즈하라의 거취가 미국과 일본 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미국 'ESPN'과 'LA 타임스'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수사 당국은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를 수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뜬근 오타니의 이름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오타니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것이 아닌, 오타니의 통역으로 잘 알려진 미즈하라가 돈을 횡령, 도박에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미즈하라는 야구가 아닌 축구와 NBA, NFL 등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사용했던 돈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매년 불법 스포츠 도박에 30~50만 달러(약 4억원~6억 6000만원)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 모든 돈이 오타니의 돈이었던 것. 미국 'ESPN'은 지난해 9~10월 오타니의 이름으로 50만 달러가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에게 송금된 것을 확인했다. '웨스트 헐리우드 로펌'은 "오타니가 대량 절도의 피해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는 거짓말까지 늘어놓았다. 미즈하라는 지난 19일 ESPN과 약 90분가량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는데 "오타니는 못마땅해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빚(450만 달러)을 갚아주기로 했다. 오타니는 도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내가 한 도박이 불법인 줄 몰랐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엄격한 방법으로 이를 배웠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결국 다저스는 21일 미즈하라 통역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질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사령탑은 21일 샌디에이고전에 앞서 '어제 저녁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라는 질문에 "죄송하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여기 있는 모두가 아는 이슈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언제 해고를 통보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와 관련해서도 말을 할 수가 없다", '많이 놀라지 않았는가?'라는 말에도 "아무런 코멘트도 할 수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사령탑에 의하면 오타니는 21일 서울시리즈 일정의 경우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통역이 오타니의 입과 귀가 되어주기로 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에게 영향이 있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오타니는 경기에 뛸 준비가 돼 있다. 지금 타자 미팅을 진행 중이고, 오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통역은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오늘은 야마모토의 통역사가 도와줄 것이다. 오늘 경기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경기는 이상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 통역을 만행을 인지한 직후 '손절 모드'에 돌입했다. SNS에서 미즈하라 통역의 계정을 '언팔로우'했다. 완전히 선을 긋는 모양새. 미즈하라가 한국을 떠났는지, 남아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로버츠 감독은 "그 통역사가 한국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일본 '산케이 스포츠' 요코야마 기자는 '오타니는 이날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호텔에서 이동할 때도 통역 없이 혼자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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