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속은 박민(23, KIA 타이거즈)이 챙겼다.
KIA의 호주 캔버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최대 수확 중 하나는 내야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리그 최강의 뎁스를 자랑하는 외야에 비해 내야는 상대적으로 주전과 백업의 갭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젊은 선수들이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우는 게 이상적이다. 실제 그런 그림이 나왔다. 김도영의 중, 고교 라이벌 윤도현이 센세이션 했다. 윤도현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연일 맹타를 터트리며 구단이 선정한 캠프 MVP가 됐다.
2022년 입단 후 유독 부상이 잦았다. 시범경기서 김도영과 부딪혀 중수골 골절한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봄에 건강한 윤도현의 잠재력,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장타력, 클러치능력이 동년배 선수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다. 2루와 3루를 오갈 수 있고, 장기적으로 김선빈의 좋은 대안임을 보여줬다.
그런 윤도현은 캠프 막바지에 옆구리를 또 다쳤다. 아직도 부상 악령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것이다. 심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서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개막엔트리에서도 자연스럽게 빠졌다. 일단 윤도현은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입단하니 1년 선배가 김도영과 윤도현이라니. 또 다른 대형 내야수 유망주 정해원도 충분히 기량을 어필했다. 드러난 스탯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이 타격코치 시절이던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정해원을 집중 지도하며 잠재력이 남다르다는 걸 확인했다.
윤도현과 정해원에 비해 박민은 오히려 두드러지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쳤고, 두 사람보다 나이도 조금 더 많다. 단, 지난 겨울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서 실전 경험을 쌓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38경기서 139타수 29안타 타율 0.253 2홈런 9타점 17득점했다.
그런데 박민은 꾸준함과 건실함이 있었다. 내야 전 포지션을 돌며 준수한 수비력과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오히려 시범경기서 페이스를 바짝 올렸다. 10경기서 16타수 6안타 타율 0.375 1홈런 3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당장 2루와 유격수, 3루수를 가장 안정적으로 백업할 수 있는 카드가 박민이다. 그런 점에서 당장 합류하지 못한 윤도현이나 정해원보다 무게감이 있다고 본 듯하다. 그렇게 김규성마저 제치고 1군 백업으로 당당히 개막엔트리에 입성했다.
박민은 윤도현, 정해원과 함께 내야 백업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장기적으로 베테랑 2루수 김선빈을 잇는,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일단 박민이 앞서가는 형국이지만, 윤도현과 정해원의 반격도 지켜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이들을 두고 “분명히 그 나이 대 다른 선수들보다 좋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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