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별점 테러 당하는 '닭강정', 무슨 일인가보니? [MD이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사우디 왕실에서 연락이 왔다. 왕세자가 보게 티켓 2장만 빼달라고",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청탁을 하나?"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닭강정'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평점 테러의 주인공이 됐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영화 '극한직업'을 만든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담긴 '닭강정'은 그 자체로도 호불호가 나뉘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IMDB 기준 유독 낮은 5.0의 평점을 받고 있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면 사연이 있다. 중동,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99%가 넘는 네티즌이 '닭강정'에 대해 1점 투표, 이른바 평점 테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10회에 등장하는 한 장면 때문이다. '닭강정' 마지막 회에는 극중 슈퍼스타의 공연이 열리고 사우디 왕세자 부부가 이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 청탁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사우디 왕실에서도 연락이 왔다. 왕세자가 보게 티켓 2장만 빼달라고."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청탁을 하나?"

"정치적, 경제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럼 A석으로 줘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자국의 왕실을 비하했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는 아랍문화를 왜곡했다는 비판 속에 아랍어 사과문까지 작성했던 JTBC 드라마 '킹더랜드'의 과거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콘텐츠가 OTT를 통해 전세계로 공개되는 가운데, 해외 시청자까지 품을 수 있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닭강정' / 넷플릭스 제공, IMDB 사이트의 사우디아라비아 네티즌 평점.
'닭강정' / 넷플릭스 제공, IMDB 사이트의 사우디아라비아 네티즌 평점.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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