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SSG 랜더스가 '유통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개막 시리즈를 모두 손에 넣었다. 경기 막판 최지훈의 본헤드 플레이로 다잡았던 승리를 놓치기 직전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끝내기포를 작렬시켰다.
SSG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서 7-6으로 끝내기 승리를 손에 넣으며, 개막 시리즈를 쓸어담았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김민성(3루수)-나승엽(1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 선발 투수 박세웅.
SSG : 최지훈(중견수)-박성한(2루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전의산(1루수)-고명준(지명타자)-김성현(2루수)-조형우(포수), 선발 투수
이번 겨울 롯데와 SSG는 각각 김태형 감독과 이숭용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안겼다. 그리고 전날(23일) 김태형, 이숭용 감독은 각각 첫 승 사냥에 나섰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한차례 맞대결을 가졌던 양 팀, 당시에는 김태형 감독이 두 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는데, 전날 먼저 미소를 지은 것은 이숭용 감독이었다. SSG는 '에이스' 김광현의 역투와 '소년장사' 최정 등의 활약 속에 롯데를 5-3으로 제압하며, 개막전에서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이숭용 감독의 데뷔 첫 승리.
전날의 경우 경기 초반부터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타격전 양상을 보였다면, 이날 경기는 완전한 투수전이었다. 먼저 수비에 나선 SSG의 선발 엘리아스는 1회 두 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출발한 뒤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노진혁을 우익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투구는 탄탄했다. 엘리아스는 2회 김민성-나승엽-유강남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고, 3회에는 2사 이후에 고승민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이번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4회 전준우를 121km 커브, 노진혁을 126km 슬라이더로 연속 삼진 처리하는 등 무실점을 기록, 5회 나승엽-유강남-박승욱을 삼자범퇴로 매조지며 역투를 펼쳤다.
박세웅의 투구 또한 엘리아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박세웅은 1회 박성한을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무실점을 기록, 2회 한유섬-기예르모 에레디아-전의산으로 이어지는 SSG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팽팽한 투수전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3회에는 '초보 중견수' 윤동희의 호수비 도움을 받으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고, 4회에는 박성한과 최정을 모두 137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 후속타자 한유섬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날 경기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5회였다. SSG는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명준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 물꼬를 텄다. 여기서 김성현이 박세웅의 4구째 134km 슬라이더를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SSG는 후속타자 조형우도 박세웅의 2구째 136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생산했고, 이때 2루 주자 김성현이 홈을 밟으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SSG는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이 흔들리는 틈을 공략해 최지훈과 박성한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만루의 대량 득점 기회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여기서 추가 득점은 없었다. 전날 원맨쇼 활약을 펼쳤던 0B-2S에서 3B-2S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6구째 148km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는데,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을 생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탄탄한 투수전의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된 만큼 SSG가 뽑은 2점은 매우 컸다.
경기가 SSG 쪽으로 확실하게 기운 것은 7회였다. 롯데는 점수차가 크지 않았기에 전날과 달리 선발 박세웅(5이닝 2실점)이 내려간 뒤 최준용(1이닝)과 구승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하며 경기 막판 역전을 노렸다. 그런데 여기서 SSG가 롯데의 의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SSG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지훈의 안타와 박성한의 볼넷으로 마련된 1, 2루 찬스에서 최정이 롯데 구승민의 3구째 144km 직구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전날 시즌 1호 홈런을 개인 통산 459번째 아치로 연결시키며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KBO리그 최다 홈런(467홈런)과 격차를 8개로 줄여낸 최정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시 한번 간격을 좁혔다. 이날 460번째 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남은 142경기에서 8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KBO리그 새역사를 작성하게 된다.
SSG는 8회말 롯데의 바뀐 투수 우강훈을 상대로 두 개의 볼넷과 한 개의 사구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다시 한번 바뀐 투수 전미르의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런데 경기 막판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9회초 SSG 중견수 최지훈의 본헤드 플레이로 인해 '스노우볼'이 굴러가기 시작한 것. 롯데의 선두타자로 나선 이주찬의 평범한 뜬공을 잡았다가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단순한 실책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안일한 플레이였다.
롯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이주찬이 최지훈의 실책으로 출루, 정보근이 안타를 터뜨려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박승욱이 뒤늦게 한 점을 추격하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롯데는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윤동희가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이에 급해진 SSG는 이로운을 내리고 '마무리' 문승원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펼쳤다. 여기서 롯데는 고승민이 모든 주자를 쓸어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작렬시켰고, SSG를 4-6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롯데는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롯데는 이어지는 2사 2루에서 레이예스가 문승원의 7구째 148km 직구를 공략,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KBO리그 데뷔 첫 홈런. 하지만 마지막에 미소를 짓는 것은 SSG였다. SSG는 9회말 공격에서 '장발클로저' 김원중을 상대로 에레디아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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