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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와도 얘기해보겠다.”
KIA 타이거즈 ‘꽃범호’ 이범호(43) 감독은 취임 만 2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지난 2개월간 이범호 감독의 얘기를 듣고 또 지켜보면서 느낀 키워드 중 하나가 ‘열린 귀’다. 감독으로서 내려야 할 어떤 디시전에 대해 물으면, 독단적으로 혹은 성급하게 ‘~다’라고 말한 적이 거의 없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대부분 “~파트 코치님과 상의해보고, 얘기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라고 한다. 자신이 코칭스태프 통틀어 나이가 거의 가장 적은 축에 속하기도 하지만, 시종일관 코치들에게 ‘님’이란 말을 붙인다. 심지어 24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이 취소되기 전엔 양현종의 등판 스케줄을 두고 양현종의 얘기도 들어보겠다고 했다.
양현종은 이날 키움전서 시즌 첫 등판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취소되면서 26~2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3연전 첫 경기에 나갈 것인지 관심사다. 시즌 초반이라 순리대로 간다면 양현종이 26일 광주 롯데전에 나가는 게 맞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정재훈 투수코치님과 상의해보겠습니다”라고 했다. 여차하면 시즌 벽두부터 선발로테이션 순번을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KIA는 윌 크로우를 필두로 양현종~이의리~제임스 네일(혹은 네일~이의리), 윤영철로 1~5선발 순번을 짰다.
만약, 양현종이 롯데전 등판을 주저할 경우 양현종의 시즌 첫 등판을 주말 두산 베어스전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현종이 작년에 롯데를 상대로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57로 유독 약했기 때문이다. 반면 두산을 상대로는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3.18로 준수했다.
이범호 감독이 데이터를 맹신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참고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표본이 많거나 좀 더 의미 있다면 신뢰하는 스타일이다. 이를 테면 타자들의 타구 방향은 결국 1년간 표본이 쌓이면 과거의 데이터로 수렴한다고 본다.
양현종은 2022년에도 롯데전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94로 아주 강한 편은 아니었다. 물론 그 사이 롯데 타선의 면면이 바뀌어서 지나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 올해 롯데 타선은 안치홍(한화 이글스)이 빠져나갔고, 외국인타자도 또 바뀌었다.
결국 양현종의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책임감이 투철한 양현종이 롯데전을 굳이 피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양현종이 26일 등판을 받아들인다면 31일 잠실 두산전까지 주 2회 등판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시범경기를 1경기(1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4이닝 2실점)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컨디션 자체는 문제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다음주 KIA 선발로테이션은 양현종~네일~이의리(혹은 이의리~네일)~윤영철~크로우~양현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 26일에도 광주에 비 예보가 있다는 게 변수다. 26일 경기도 치르지 못할 경우 양현종을 포함해 선발로테이션 자체를 전면 조정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중요한 건 이범호 감독이 이런 부분까지도 코치와 선수의 견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MZ 감독답게 권위적이지 않고 오픈 마인드를 가졌다. 지도자 한 명의 역량보다 집단 지성이 무서운 법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걸 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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