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가 서럽게 울었다'→인종차별 울분에 조국 브라질 충격…"레알행 음바페 질문 꺼내지도 했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비니시우스의 눈물의 기자회견에 브라질 매체가 충격적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비니시우스는 27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스페인과의 A매치를 앞두고 26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해 언급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18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이후 그 동안 끊임없이 인종차별을 겪었다.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지만 인종차별주의자가 많고 그 중 상당수는 경기장에 있다"며 "내 생각에 인종차별은 내가 뛰는 모든 경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매우 슬픈 일이다. 브라질에선 흑인이 직장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고 항상 백인을 선택한다. 우리 아버지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피부색 때문에 고용되지 않았다. 나는 매일 내가 받는 모욕 때문에 슬프다"고 전했다. 또한 "축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인종차별은 슬픈일이다. 스페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과 스페인의 A매치를 앞두고 브라질 선수단을 대표해 비니시우스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은 비니시우스에 대한 인종차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취재진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던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종차별 사례가 줄어들고 흑인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도록 더 많은 평등을 누리기 바란다. 가끔은 경기에 집중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매일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나는 단지 축구를 하고 싶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비니시우스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차분히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브라질 매체 UOL은 '비니시우스는 2022년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 공격이 심화된 이후 클럽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와의 접촉이 적었던 비니시우스에 대한 첫 번째 질문은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었다'며 '인종차별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세 번째 질문에서 비니시우스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고 기자실의 일부가 박수를 보냈다. 여섯 번째 질문에서 비니시우스는 기자회견이 끝날 뻔한 울음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비니시우스는 다시 한 번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브라질대표팀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 비니시우스에게 물었고 취재진에게 주제를 변경해 기자회견을 이어갈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브라질대표팀 관계자들은 비니시우스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서로를 보며 놀랐고 어떤 것도 합의되거나 리허설 된 내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취재진은 "우리가 준비했던 음바페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음바페는 올 시즌 파리생제르망(PSG)과 계약이 만료되는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는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음바페 합류에 대한 비니시우스의 생각이 궁금한 취재진이 많았지만 결국 음바페와 관련된 질문은 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이 마무리 됐다.

ESPN 브라질은 '비니시우스의 눈물은 브라질과 전 세계 주요 스포츠 매체의 메인을 장식했다'며 비니시우스가 눈물을 흘린 기자회견의 파급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18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 활약하면서 두 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함께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비니시우스에 대한 인종차별 공격도 끊이지 않았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22년 9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치른 마드리드더비 원정 경기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들어야 했고 2023년 1월 레알 마드리드 훈련장 근처에는 비니시우스 마네킹과 함께 '마드리드는 레알을 싫어한다'는 문구가 걸리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5월 발렌시아전에서 인종차별 제스처를 당했고 지난해 10월 열린 세비야전에서도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5월 발렌시아전에서 발생한 비니시우스에 대한 인종차별은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발렌시아의 홈팬들은 비니시우스를 원숭이라고 부르며 인종차별을 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전 이후 "이번이 첫 번째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고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적이다. 라리가는 이런 상황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호날두, 메시가 활약했던 라리가는 인종차별주의자의 리그가 됐다. 브라질에서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로 알려져 있다. 매주 발생하는 일에 대해 나는 방어할 수 없다. 인종차별주의자들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며 분노했다.

당시 브라질 정부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이러한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와 스포츠 당국에 필요한 조치를 촉구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세계 최고가 되는 길을 걷고 있는 불쌍한 아이가 뛰는 모든 경기장에서 모욕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난했다. 반면 프리메라리가의 테바스 회장은 "비니시우스는 라리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 잘알아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사진 = 마르카/게티이미지코리아]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