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인데…용감한 형제 新걸그룹 캔디샵, '용감'이 과했나 [MD포커스]

그룹 캔디샵 / 마이데일리
그룹 캔디샵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아일릿부터 리센느, 유니스, 비비업, 그리고 멤버 정비 후 돌아온 베이비몬스터까지. 5세대 걸그룹 대전에 용감한 형제가 야심차게 나섰다. 그룹 캔디샵을 통해 Z세대를 제대로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 그러나 공개 직후 나온 반응은 '글쎄'다. 캔디샵이 가닥이 잡히지 않는 콘셉트와 난해한 가사로 리스너들의 아쉬움을 샀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일지아트홀에서 캔디샵(소람, 유이나, 수이, 사랑)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렸다. '청춘을 잡고 그리자'는 의미의 'CAtch N Draw Youth'와 멤버들과 리스너를 연결하는 공간을 상징하는 'Shop'의 합성어로 알록달록한 캔디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 동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을 선보이겠단 것. 데뷔 앨범 '해시태그'(Hashtag#)를 통해 캔디샵은 자신들의 음악을 처음 선보이는 동시에 동세대의 활발한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겠단 다짐을 했다.

그룹 캔디샵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캔디샵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포부만 컸던 걸까. 정확한 콘셉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당초 캔디샵은 앨범 발매 전 미리 공개했던 티저 이미지에서 교복을 입은 모습으로 풋풋하고 청순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이후 다음날 새로운 티저 이미지를 통해서는 조금 더 통통 튀고 키치한 무드를 부각시켰다. 데뷔 쇼케이스에서 등장한 멤버들은 크롭톱에 짧은 치마, 가죽부츠와 망사스타킹을 착용해 스포티하면서 걸크러쉬 매력을 드러냈다. 멤버들 역시 "우리의 크러시한 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타이틀곡을 설명하기도. 

오랜 시간 고려해서 멤버들을 선발한 만큼 이들의 다양한 매력을 모두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가 되나 한 가닥으로 잡히지 않는 콘셉트 설정은 결국 '슈퍼 리얼 10대 감성'을 내세운 아일릿과 '매혹', '우아', '꽃향기'를 주 콘셉트로 잡은 리센느, 힙합을 주 장르로 내세우며 강렬함을 무기로 앞세운 베이비몬스터 등 5세대 걸그룹들이 모두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해 이도저도 아니게 된 입지를 취하게 됐다.

그룹 캔디샵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캔디샵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 '굿 걸'의 가사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앨범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올드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 네티즌들은 '굿 걸'의 가사를 읽어본 후 "전체적으로 2000년대 후반 감성을 담은 곡으로 느껴진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Z세대'를 사로잡겠단 포부와 달리 이들의 강점이 '레트로'와 더 가까워 보인다는 것. '샤넬백은 기본', '남자도 다 그래', '여자는 더 심해'라는 가사 자체가 편향적이고 시대 착오적이라는 의견도 속출했다. 가사를 읽던 중 '삐까뻔쩍'이라는 단어와 마주친 한 네티즌은 당혹스러움을 표출하기도. '트렌디'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대다수다. 

다만 멤버들의 역량은 우수한 편이다. '방과 후 설렘'을 통해 경력을 쌓은 멤버 수이와 사랑도 있으며 비주얼 멤버 수이, 당차고 매력적인 리더 소람, 다재다능하고 똑부러지는 사랑, 귀엽고 사랑스러운 유이나까지 조합도 다채로운 편이다. 특히 소람은 데뷔 쇼케이스 무대임에도 긴장하기 보다는 용감한 형제의 성대모사를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가 하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하며 영리한 리더의 역할을 똑똑히 해냈다.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가 13년 만에 야심차게 선보인 캔디샵이 데뷔곡부터 난관을 겪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오랜 기간 고심해 가요계에 선보인 그룹인 만큼, 용감한 형제 특유의 음악색을 메인으로 이끌고 나갈 것이라면 '트렌디'로 설정한 그룹 콘셉트를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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