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승1패. 이게 얼마나 대단하냐면…
한화 이글스가 ‘깜짝’ 단독선두에 올랐다. 30일 대전 KT 위즈전을 8-5로 잡고 개막전 패배 이후 6연승을 내달렸다. 같은 날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에 각각 패배하면서 순위표 맨 위를 차지했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다. 9~10월까지 쉼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개막전을 치른지 겨우 8일이 지났을 뿐이다. 현 시점에서 순위는 큰 의미 없다. 당장 한화가 31일 대전 KT전서 지면 KIA, LG의 결과에 따라 2~3위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성적을 완전히 무시할 이유도 없다. 장기레이스는 흐름과 기세의 싸움. 그런데 그 기세도 결국 전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역시 지난 오프시즌 류현진을 13년만에 재영입한 게 아주 크다. FA 안치홍 영입도 플러스다.
류현진 영입으로 선발진이 단숨에 리그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류현진~펠릭스 페냐~김민우~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다. 김민우가 잔부상으로 등판을 한 차례를 거르면서 신인 황준서가 31일 KT전에 나간다. 큰 변수는 아니다.
류현진 영입으로 선발진에 들어올 투수들이 불펜으로 이동, 자연스럽게 ‘9시 야구’가 강화됐다. 결정적으로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한화 선수들 사이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한화를 바라보는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작 류현진은 아직도 복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타선도 안치홍 영입으로 좀 더 좋아졌다. 결정적으로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타율 0.520 3홈런 5타점)가 초반부터 빠르게 KBO리그에 연착륙한다. 한화는 작년에 외국인타자 도움을 아예 못 받았다고 보면 된다. 결국 올해 한화 중심타선은 작년보다 힘 있는 타자가 2명 더 생겼다.
하주석, 정은원 등 작년에 부진한 선수들까지 부활하면 엄청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주석은 실제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문현빈, 임종찬은 득점권에서 좋은 모습. 결국 장기레이스에서 팀 타선의 페이스는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마운드가 예년과 다르다. 때문에 순위다툼서 어느 정도 버텨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참고로 한화가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의 경우, 개막 후 7경기서 5승2패였다. 4월3~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 원정 3연전을 2-1, 10-7, 8-3으로 스윕했다. 4월7~9일 LG 트윈스와의 홈 개막 3연전서 6-16 패배, 8-5 승리로 1승1패로 마쳤다. (9일 우천취소) 그리고 4월10~12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3연전서 9-4 승리, 6-8 패배했다. (12일 우천취소).
개막 후 7경기 기준, 1999년보다 올해 출발이 조금 더 좋은 셈이다. 참고로 1999년 한화는 이후 빠르게 패배를 적립하면서, 4월을 10승12패로 마쳤다. 그래도 그해 72승58패2무로 삼성에 이어 매직리그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물론 1999년보다 개막 7경기 기준 성적이 좋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단, 기세를 탔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건 고무적이다. 한화는 지난 수년간 패배에 익숙한 팀이었다. 그런 한화가 ‘진짜’ 이기는 맛을 알아가고 있다. 깜짝 1위 등극보다 더 값진 수확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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