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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는 베이스를 돈 뒤 관중석을 가리켰는데…”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6년 1억1300만달러(약 1523억원)에 메이저리그에 진출, 성공적인 첫 발걸음을 뗐다. KAI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시범경기서 잘 치고 정규시즌서 바로 잘 하기 어려운데…”라고 했다.
그만큼 이정후의 페이스가 좋다는 칭찬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3-1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좌완 톰 코스글러브의 스위퍼가 몸쪽으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힘차게 잡아당겨 우중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406피트,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04.4마일이었다. 흔히 말하는 배럴타구는 아니었지만, 홈런이 되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장타가 홈런이었다. 홈런영상을 직접 본 이범호 감독도 환호성을 지르며 이정후를 칭찬했다.
밥 멜빈 감독은 MLB.com에 “왼손타자로서 홈런을 치기 어려운 공이었다.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좌타자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왼손투수에게 뽑아낸 것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MLB.com도 “기대이상”이라고 했다.
이날 무엇보다 눈에 띈 건 이정후의 세리머니였다. 이정후는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무덤덤하게 돌았다. 그러나 홈을 밟으면서 관중석에 있는 누군가를 가리켰다. 알고 보니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이날 이정후의 가족은 펫코파크에서 이정후의 첫 홈런을 직관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베이스를 돈 뒤 관중석을 가리켰는데, 그곳에서 아버지인 KBO리그의 전설 이종범을 비롯한 그의 가족이 기쁨의 표시로 자랑스럽게 주먹을 불끈 쥐고 포옹을 주고 받았다”라고 했다. 아들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는데, 안 기쁜 부모가 있을까. 이정후가 제대로 효도했다.
특히 이종범 전 LG 코치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면서 아들과 사위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레스)까지 두루두루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도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이정후는 MLB.com에 “나는 KBO리그에서 2루타와 3루타를 많이 쳤다. 단지 정확히 공을 맞히는데 집중했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좋은 과정을 밟고 있다. 홈런을 친 건 팀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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