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0승인데…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완전히 분위기를 탔다. KT 위즈와의 대전 홈 개막 3연전 내내 만원관중을 채웠고, 기세를 몰아 대전 팬들에게 스윕을 선물했다. 아울러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패배 이후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30일 KT전 승리로 단독선두에 올랐고, 이날도 당연히 유지했다.
류현진과 안치홍, 투타에서 핵심선수 1명씩 보강되긴 했지만, 시너지가 이 정도일줄 누가 알았을까. 류현진 효과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강해졌고, 안치홍 효과로 내, 외야 체계적 멀티포지션을 연동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작년에 없던 전력인 외국인타자가 미쳐 날 뛴다. 요나단 페라자는 이날도 2안타를 쳤다. 시즌29타수 15안타 타율 0.517. 4홈런 7타점 10득점. 시즌 초반 KBO리그 최고타자다. 여기에 리드오프 문현빈도 타율 0.346이다. 채은성도 0.310이다. 4번 노시환은 0.207인데 이날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살아난 모습이다.
여전히 하위타선이 약하긴 하다. 그러나 문현빈~페라자~채은성~노시환~안치홍으로 이어지는 1~5번 라인은 확실히 힘이 있다. 결정적으로 마운드의 힘이 남다르다. 류현진 효과를 등에 업든데다, 몇 년 전부터 착실히 모은 영건들이 한꺼번에 잠재력을 터트릴 조짐이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좌완 황준서는 기자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공 빠른 윤영철’ 나아가, ‘제2의 김광현’으로 화제를 모았다. 손혁 단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황준서를 써야 하는데”라고 했다. 투수전문가가 보기에도 남달랐다.
실제 황준서는 이날 김민우 대신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KBO 역대 10번째 고졸 신인투수의 데뷔전 승리다. 호리호리한 몸매로 패스트볼 최고 146km을 찍었다.
이렇게 각 파트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면서, 팀이 탄력을 받고 시너지를 주고 받으며 무섭게 승수를 쌓는다. 누구부터 시작된 상승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힘이 붙었고, 기둥이 생기면서 이기는 야구에 대한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건 정작 류현진은 2경기서 아직 0승이라는 점이다. 안치홍도 이날 4타수 1안타로 타율 0.242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 미쳐 날 뛰는 멤버들이 페이스가 완만해지면, 기둥들이 제 몫을 해주면 팀 경기력은 최대한 보존될 수 있다. 이제 한화도 한, 두 명의 활약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힘이 붙은 느낌이다.
한화는 개막 8경기 기준 7승1패다. 이는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의 개막 8경기 기준 6승2패보다 조금 더 낫다. 한화는 4월 중순 이후 페이스가 처지며 10승12패로 5월을 맞이하긴 했다. 그러나 또 벌떡 일어나며 72승58패2무로 매직리그 2위를 차지했다.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2024년 한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시점에서 가을을 논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이지만, 한화 팬들의 마음은 이미 설렌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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