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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그 행동은 내 커리어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국 '더 타임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수비수 출신 마르코 마테라치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마테라치는 지단의 박치기 순간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그것은 내 커리어를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그 행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장면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마테라치는 이탈리아 수비수 출신이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0년과 91년 사이에 유스 선수로 커리어를 시작한 마테라치는 1993년 세리에 C2의 SC 마르살라에서 데뷔했다. 이후 세리에 C1 트라파니 칼초를 거쳐 1995-96시즌 세리에 B 페루자 칼초로 이적했다.
시즌이 끝난 이후 페루자는 세리에 A로 승격했지만 마테라치 본인은 세리에 C 카르피 FC로 한 시즌 동안 임대를 떠났다. 카르피 소속으로 마테라치는 18경기 7골을 기록하며 공격 본능에 눈을 뜨게 됐고, 6개월 만에 페루자로 복귀했다.
그러나 마테라치는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고, 세리에 B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1998-99시즌을 앞두고 마테라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에버튼에서 27경기에 출전하며 활약했지만 한 시즌 동안 레드카드만 4번을 받는 등 문제를 일으켜 1999-00시즌 페루자로 복귀했다.
2000-01시즌 마테라치는 리그에서 30경기 12골을 넣는 놀라운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세리에 A 명문 인터 밀란으로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45억원)에 이적했다. 인테르 이적 이후 곧바로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특히 2006-07시즌에는 득점 본능이 다시 살아나며 30경기 10골을 넣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06-07시즌 세리에 A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됐다. 주제 무리뉴 감독 부임 후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기용됐다.
2009-10시즌에는 인테르의 트레블 달성에 기여했다. 당시 인테르는 루시우, 왈테르 사무엘이라는 센터백을 보유했었고, 마테라치는 백업 수비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2010-11시즌까지 마테라치는 세리에 A 5연패와 코파 이탈리아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인도 슈퍼리그 첸나이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16년 은퇴를 선언했다. 이탈리아에서 레전드 취급을 받았던 마테라치지만 유럽에서 평가는 좋지 못했다. 이유는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단을 향한 발언 때문이었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는 지단이 이끄는 프랑스 대표팀을 상대했다. 마테라치는 결승전 주인공이었다. 전반 7분 마테라치는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지단이 파넨카 킥으로 성공시켰다.
마테라치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전반 19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코너킥을 헤더골로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논란의 장면은 연장전에서 나왔다. 당시 마테라치는 지단을 도발했고, 흥분한 지단은 마테라치 가슴에 박치기를 한 다음 퇴장을 받았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모든 키커들이 성공한 반면 프랑스는 한 명의 키커가 승부차기를 실축했다. 결국 이탈리아가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마테라치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단을 향한 도발이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마테라치가 지단의 유니폼을 잡자 지단은 "내 셔츠를 경기 끝나고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테라치는 "나는 너의 여동생이 좋다"고 답했다.
마테라치는 인터뷰에서 그때의 사건을 회상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열린 결승전의 긴장감 속에서 말다툼과 모욕이 오가는 가운데 지단이 제게 셔츠를 주겠다고 했고, 나는 그의 여동생이 더 좋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그는 돌아서서 모두가 기억하는 반응(박치기)을 보였다. 다시는 지단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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