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이대로면 '제2의 클린스만' 불 보듯 뻔하다...감독 선임 기준도, 축구 철학도 설명 못하는 최악의 브리핑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대한축구협회

[마이데일리 = 광화문 최병진 기자] 이번에도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을 진행했다.

축구협회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이별하고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 일단 태국과의 3월 A매치 2경기는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아 치렀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정식 감독 선임에 나선다.

정 위원장은 이날 감독 후보에 오른 11명에 대해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를 통해 32명의 후보자 가운데 총 11명을 감독 후보에 올리기로 했다. 국내 4명 국외 7명이다. 우선적으로 7명의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K리그 감독들도 후보군에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감독 후보 숫자는 공개했으나 명확한 감독 선임 기준과 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운 감독에게 요구하는 축구 철학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전력강화위원/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대한축구협회

정 위원장은 1차 회의 브리핑 당시 축구대표팀 감독이 필요한 자질을 밝혔다. 전술적 능력, 육성, 명분, 경력, 소통, 리더십,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성적까지 총 8가지다. 문제는 8가지 일반론적인 감독의 자질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감독 선임 기준도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감독이 있을지부터가 의문이었다. 그저 조건 나열에 불과하다.

한국은 이미 클린스만 사태를 통해 ‘기준 없는 감독 선임’의 재앙을 맛봤다. ‘능동적인 축구’를 기준으로 선임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에는 ‘방향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명확한 목표 없이 이름값만 고려한 선택은 ‘무전술’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가 가지고 있는 ‘기술 철학’에 대한 부분을 검토하고 대상에 맞는 감독들과 소통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가 말하는 기술 철학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대한축구협회

선임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단 하나도 명쾌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저희가 요구하는 8가지 중에서 감독의 철학이 확실하고 한국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으며 어떤 준비가 돼 있는지를 파악해 적합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애매한 답변을 이어나갔다.

결국 축구협회가 새로운 감독에게 원하는 기준도, 자신들이 원하는 축구 철학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저 면담을 통해 자신들과 잘 맞을 것 같은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제2의 클린스만 사태는 불 보듯 뻔하다.

광화문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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