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첫 등판의 부진을 모두 떨쳐버린 투구였다.
고영표(KT 위즈)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호투를 펼쳐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고영표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박찬호와 김도영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파울플라이,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 이우성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실점 위기를 넘긴 고영표는 2회초 2사 후 한준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최원준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3회초에는 2사 후 소크라테스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최형우를 2루수 천성호의 포구 실책으로 내보내며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는데, 이우성에게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4회초부터 고영표는 흔들림 없이 편안했다. 김선빈 우익수 뜬공, 이창진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한준수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원준에게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김도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그사이 박찬호가 2루 베이스를 훔쳤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를 스트라이크낫아웃 아웃, 최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6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고영표는 이우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김선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지만, 이창진을 삼진, 한준수를 2루수 땅볼로 잡아 위기를 넘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고영표는 올 시즌 첫 번째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6회초까지 1-0으로 앞섰던 KT 타선은 이후 9점을 추가하며 10-6으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늘 선발 고영표가 좋은 위기관리 능력으로 경기를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고영표는 "정말 기분 좋다. KT의 흐름이 조금 안 좋은데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지난 3월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9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하며 본 모습을 되찾았다.
고영표는 "(지난 경기 때) 제 공을 못 던진 것 같다. 제가 지난 3년 동안 해왔던 것을 못 한 것 같아서 부진했던 것 같다"며 "공을 힘 있게 (장)성우 형이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게 영상을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고영표는 6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졌는데 커브를 28개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투심패스트볼(27구)-체인지업(22구)-슬라이더(8구)를 섞었다. 최고 구속은 140km/h가 나왔다.
고영표는 "저는 리드를 100% 성우 형한테 맡기고 경기에 임한다. 성우 형도 커브가 좋다고 판단했고 슬라이더도 섞어가면서 투구하는 것이 타자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변화구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KT는 고영표의 호투 속에 연패를 끊었다. 고영표는 "저도 첫 경기하고 당황스러웠고 (웨스) 벤자민도 당황스러워했다. (팀이) 늘 초반에 부진해서 익숙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경기를 지는 데 좋겠는가"라며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크게 동요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하고 스스로 모두 노력해서 반등하려는 분위기다"고 했다.
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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