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스를 '명예의 전당'에서 왜 제외하나? 무슨 '도덕책 전당'인가!"…英 매체의 강력 주장, "명예의 전당은 도덕성 겨루는 대회가 아니야! 선수 가치를 보라"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지난 달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 첼시에서 맹활약한 전설적 풀백 애슐리 콜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의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또 다시 거론된 인물이 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다. 

그는 '원 클럽 맨'의 전설이다. 맨유 유스를 거쳐, 1990년 1군에 올라섰고, 무려 2014년까지 24시즌을 맨유에서만 뛰었다. 총 963경기 출전 168골. EPL 최고 명가 맨유의 역대 최다 출장 1위가 긱스다. 미드필더지만 득점에서도 역대 공동 7위에 랭크됐다. 

엄청난 트로피를 수집했다. 리그 우승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잉글랜드 최초의 '트레블'을 포함해 총 36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명예의 전당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선수다. 명예의 전당 자격은 EPL 200경기 이상 출전, EPL 우승 3회 이상, EPL 100골 이상 등이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명예의 전당 후보에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왜?

도덕적 문제 때문이다. 긱스는 사생활에 발목이 잡혔다. 긱스는 현역 시즐 불륜 스캔들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금도 여자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EPL이 유독 긱스에게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도 있다. 이안 리아트와 토니 아담스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명예의 전당 입성에는 성공했다. 

이에 영국의 '데일리 스타'가 폭발했다. 긱스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제레미 크로스의 칼럼으로 긱스의 명예의 전동 헌액을 촉구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긱스가 명예의 전당에서 누락된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명예의 전당은 도덕성 경쟁이 아니다. 

EPL에서 긱스보다 더 많은 타이틀을 차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긱스는 13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왜 긱스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가치가 없는가. 명예의 전당이 아닌 '도덕책 전당'으로 개명을 해야 할 것이다. 긱스에게 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이슈가 된 모든 죄를 유죄라고 믿기 때문이다. 

긱스의 기록은 절대 깨지지 않을 지도 모르는 기록이다. 앨런 시어러와 스티븐 제라드보다 긱스가 먼저 명예의 전당에 포함됐어야 했다. EPL에 그 누구도 긱스보다 앞서는 선수가 없다. 

EPL은 명예의 전당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를 거부했다.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는 것은 문제 삼지 않았다. 그렇게 했다면 아담스와 라이트는 가입하지 못했다. 인종차별을 했던 존 테리도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예의 전당 선정 기준에는 '개인과 팀의 명예, 선수의 EPL 출전 수, 골, 도움, 클린시트 등이 고려된 경력 성과'라고 나와 있다. 13개의 우승 트로피와 114골, 36번의 우승, 이런 긱스가 빠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긱스가 자격을 갖췄다고 동의할 것이다. 그래 좋다. 가끔 그의 사생활은 문제가 됐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은 도덕성 경쟁이 아니다. 이런 기준으로 한다면 앞으로 명예의 전당을 채울 후보자들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긱스처럼 많은 선수들이 실수를 저질렀다. 몇몇 나쁜 선택이 명성을 더럽혔다. 하지만 긱스의 경우 무죄로 나왔다. 

EPL은 긱스가 왜 후보에서 배제돼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들은 긱스가 축구에 기여한 모든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 긱스가 무시 당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모든 사람들은 더욱 난처해질 것이다. 

[라이언 긱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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