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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범경기와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 끝에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발된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2024시즌 개막전 로스터를 발표했다. 여기에 고우석의 이름도 포함이 됐다. 샌안토니오에 소속된 유일한 메이저리거.
고우석은 지난해 겨울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가 반드시 빅리그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수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고우석은 LG 트윈스의 허락을 통해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급히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비행기 몸을 실었고,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끝에 극적인 '버저비터'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고우석과 샌디에이고는 2년 동안 450만 달러(약 61억원)가 보장되는 계약을 맺었다. 단 2026시즌의 경우 샌디에이고가 연장계약을 희망할 경우 발동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는데, 옵션이 실행될 경우 고우석은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7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계약을 통해 빅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탓에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고우석 또한 이를 모르지 않았다.
고우석은 지난해 한·미·일 중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진행된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던 만큼 올 시즌 비교적 천천히 시즌을 준비했다. 이에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속한 선수들 중 가장 늦게 마운드에 올랐다. 준비를 할 시간이 넉넉했던 만큼 고우석의 첫 등판은 강렬했다. 고우석은 지난 1월 3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을 통해 데뷔전을 가졌고, 당시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우석은 두 번째 등판인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를 남긴 뒤 세 번째 등판에서 다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문제는 2월 11일 LA 에인절스전이었다. 고우석이 1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것.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하루였다.
최악의 투구를 남긴 뒤 고우석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처음 '퍼펙트' 투구를 기록하면서 다행히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31인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한번 고우석이 고전했다. '친정 LG를 상대로 '세이브' 찬스에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재원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는 등 세이브를 수확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개막전 엔트리 합류 여부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예감은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20일 LA 다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26인 로스터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고우석의 이름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고우석이 빅리그 무대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당시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근거로 고우석이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아닌 더블A 샌안토니오로 이동할 것을 예측했다. 고우석을 향한 샌디에이고의 '배려'였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 확정된 가운데 고우석은 서울시리즈 일정을 마친 뒤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한번 등판의 기회를 가졌다. 그런데 마지막 등판에서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⅔이닝 동안 3실점(1자책)으로 또 한 번의 아쉬운 결과를 남기게 됐고, 6경기에서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60의 성적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그리고 3일 더블A 샌안토니오에서 시즌을 맞는 것이 확정됐다.
'MiLB.com'은 "고우석은 이번 오프시즌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며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계약한 후 첫 시즌을 치른다"고 설명햇다. 더블A 또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고우석에게 큰 의미가 없다. 분명한 것은 경쟁이 필요하지만, 고우석은 여전히 샌디에이고의 40인 로스터에 포함이 된 선수이기 때문. 마이너리그에서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을 경우 언제든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 40인 로스터에 포함이 된 만큼 샌디에이고 또한 제약 없이 고우석의 콜업이 가능하다.
고우석이 속한 샌안토니오는 오는 6일 개막전을 갖는다. 마이너리그 강등이 결정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예상을 못하고 도전을 한 것도 아니었다. 아쉽긴 하지만, 또 준비 잘해서 올라와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한 고우석, 샌디에이고의 불안한 불펜 뎁스를 고려했을 때 좋은 모습을 되찾는다면,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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