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윤)영철이 전담포수는 아니다.”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2023시즌 막판 ‘상남자 포수’ 김태군(35)과 3년 2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면서, 2년간 무조건 주전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태군이 2년간 안방에 기둥을 세우면, 다른 포수들이 그 사이 성장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했다.
그리고 김태군의 계약 마지막 시즌, 2026년에는 백업포수들이 김태군과 주전경쟁을 펼칠 수준으로 기량이 올라와야 한다고 했다. 2~3년 뒤 KIA 안방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구단 안팎에선 KIA가 포수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기라고 바라본다.
올 시즌 시작할 때 1군에 한준수와 한승택이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한승택이 1군에서 빠졌다. 2군에는 주효상, 군 복무를 마친 권혁경, 신인 이상준, 이성주가 있다. 김선우는 군 복무 중이다. 한승택과 주효상이란 2군 즉시전력감부터, 장래성이 있는 권혁경과 이상준이 있다.
이들을 제치고 1군에 있는 한준수는, 25세 우투좌타 포수로서 장래성과 함께 현재 기량도 충분히 좋다는 평가다. 타석에선 좌타자로 한 방이 있고, 수비력도 이름 그대로 준수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2017년 통합우승 당시 포수들을 지도한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가 돌아왔다. 다시 만난 KIA 포수들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임감독은 한준수를 윤영철의 전담포수로 붙였다. 둘 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이라고 했다. 경험이 부족하니 경기준비를 꼼꼼하게 한다고 칭찬했다. 과거 체중관리를 못한다는 평가를 받던 한준수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준수는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윤영철이 시즌 첫 등판을 하자 역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2일 수원 KT 위즈전서 대투수 양현종과도 호흡을 맞췄다. 양현종은 6회 장성우에게 결정적 스리런포를 맞았으나 1사까지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윤영철의 전담포수로 제한될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타석에서도 좌우로 3안타를 뽑아냈다. 모두 단타였지만, 장타력이 최대 매력이다. 좌타자인데 오픈스탠스로 타격, 좌투수에게 약한 스타일도 아니었다. 작년에는 오히려 우투수에게 생산력이 떨어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지켜봐야 한다. 이날 상대한 고영표는 국내 최고 잠수함으로서 좌타자에게 약한 투수가 아니다. 그만큼 한준수의 대응도 좋았다.
물론 아직 1군 통산 59경기 출전이 전부다. 많은 실전을 치러보며 성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경기를 생중계한 SPOTV 서재응 해설위원은 4회 2사 1루서 조용호에게 우선상 1타점 2루타를 내줄 당시 구종 선택이 결과론이긴 해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준수가 양현종과 사인을 주고받을 때 장타를 맞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체인지업을 피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런 점들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 한준수로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한승택을 1군에서 빼면서 한준수에게 ‘포스트 김태군’이 될 기회를 열어줬다. 물론 이것이 김태군의 후계자를 확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말 그대로 가장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이다. 군 복무도 마쳤다. 한준수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향후 1~2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