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뒤늦게 일본에서 개봉한 가운데 원자폭탄 투하 장면이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핵무기의 공포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SA투데이는 2일(현지시간) “일부에서는 이 영화가 대량 살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가 희생자보다는 오펜하이머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히라오카 다카시 전 히로시마 시장은 “히로시마의 입장에서는 핵무기의 공포가 충분히 묘사되지 않았다”면서 “이 영화는 원자폭탄이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결론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3살 때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서 살아남은 미마키 토시유키도 영화가 원폭 투하 자체를 제대로 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히로시마 원폭 투하 장면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결국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인 카와이는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놀라운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는 원폭을 찬양하는 듯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어 히로시마에 뿌리를 둔 사람으로서 보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도쿄대학교의 미국학 교수인 유진 야구치는 뉴욕타임스에 이 영화가 일본과 미국의 피해자들에게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특권을 누리고 정치 권력을 사랑했던 소수의 백인 남성 과학자들을 기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오펜하이머’는 지난달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7관왕에 올랐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