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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4년은 고척스카이돔이었다면, 2025년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미 알려진 데로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맞대결로, 구체적인 날짜까지 특정이 됐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와 '데일리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4일(이하 한국시각)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커미셔너가 2025년 메이저리그 개막시리즈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 3월 19~20일이 내정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전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은 모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쏠려 있었다. 이유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린 까닭이었다. 일명 '서울시리즈'로 불린 개막전은 좋든, 싫든 엄청난 이슈가 된 것은 분명했다. 그 배경에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영향이 매우 컸다.
이번 겨울 10년 7억 달러(약 9436억원)이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다저스에 입성한 오타니의 데뷔전에 당연히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오타니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깜짝' 결혼을 발표, 서울행 비행기 탑승에 앞서서는 아내의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그야말로 흥행 요소가 쏟아졌다. 서울시리즈가 마무리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록 좋은 소식은 아니었지만, 오타니의 '분신'과도 마찬가지였던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사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되면서 서울시리즈는 또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유는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 서울시리즈의 1차전이 끝난 20일 밤이었고, 이로 인해 곧바로 다저스에서 해고가 된 탓에 21일부터 오타니는 통역 없이 남은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의 관심이 엄청났다.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인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81억원)의 잭팟 계약을 품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물론, 샌디에이고와 5년 2800만 달러(약 377억원)의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마쓰이 유키의 데뷔전과 '리빙 레전드' 다르빗슈 유의의 선발 등판까지 모두 한 경기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까닭이다.
서울시리즈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들린 소식은 일본에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이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9년 3월 20~21일 '전설' 스즈키 이치로의 은퇴 경기를 일본 도쿄돔에서 치렀는데,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관심을 내비쳤다. 그리고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맞붙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는데, 이 매치업은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커미녀서는 지난 3월 20일 한국에서 열린 다저스-샌디에이고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시찰하면서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만나 일정에 정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미 미국 'USA 투데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다저스와 컵스에 비공식으로 참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와 컵스의 매치업 성사 이유는 확실하다. 다저스에는 오타니와 야모토가 속해 있고, 컵스에는 이번 겨울 빅리그에 입성한 일본의 '좌완 에이스' 이마나가 쇼타를 비롯해 前 국가대표 4번 타자 출신의 스즈키 세이야가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카키바라 커미셔너는 최초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의 보도가 나왔을 때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아직은 백지 상태"라면서도 "질 높은 야구를 제공할 수 있는 팀을 고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날짜까지 확정이 된 가운데 다저스-컵스의 맞대결이 열린다면, 이번에도 흥행의 중심에는 오타니가 있을 전망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로 인해 올해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 하지만 2025시즌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에서 처음으로 '이도류'로 출전하는 오타니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전날(3일) 네 번째 10m 거리의 캐치볼(50구)을 진행했다. 이전까지는 25구를 던진 후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다시 캐치볼에 임했다면, 전날의 경우에는 쉬는 시간 없이 50구를 연속해서 던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캐치볼을 두고 앞으로는 점점 거리를 늘려가며 재활에 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의 재활 속도라면 2025시즌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의 모습 또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이도류'를 통해 1선발로 등판, 야마모토가 2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일본 팬들에게는 최고의 볼거리가 만들어진다. 게다가 데뷔전에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압권의 투구를 남긴 이마나가가 도쿄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오타니 또는 야마모토와 일본인 선발 맞대결을 만들어낼 수 있고, 스즈키가 오타니-야마모토와 맞붙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또한 현재 일본의 '괴물'로 불리는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흥행 요소는 더욱 커진다. 현재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만약 사사키가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와 '스포츠 호치'는 2025년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린다면, 다시 한번 도쿄돔에서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매체는 "장소는 도쿄돔이 유력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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