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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는 헨리 라모스를 전격 1군에서 말소했다.
두산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가져갔다. 헨리 라모스를 1군에서 말소하고 김태근을 콜업했다.
두산은 2023시즌이 종료된 후 단 한 명, 외국인 슬롯에 변화를 줬다. 바로 호세 로하스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것. 일발능력을 갖춘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던 로하스는 지난해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을 극복, 122경기에 출전해 102안타 19홈런 65타점 타율 0.253 OPS 0.819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두산은 2023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로하스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재계약 가능성을 드러냈지만, 결과적으로 두산은 로하스와 이별을 택했다.
두산이 로하스와 결별하면서 꺼내든 카드는 과거 KT 위즈에서 뛰었던 헨리 라모스였다. 두산은 "라모스는 2023년에는 투수 친화적인 인터내셔널리그 (트리플 A) 76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318, 출루율 0.411, 13홈런, 55타점, OPS 0.954 를 기록했다. 라모스는 좌우타석에서 모두 힘있는 스윙이 가능하며, 강한 어깨와 선구안까지 두루 갖췄다"며 로하스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라모스를 영입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19개의 홈을 터뜨릴 정도로 한 방 능력을 보여줬던 만큼 두산의 선택은 의외였지만, 라모스가 시범경기 9경기에서 9안타 7타점 타율 0.333 OPS 0.844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두산 팬들의 머리속에 남아있던 로하스라는 이름을 지우는 듯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다시 로하스의 이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만큼 라모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까닭이다.
라모스는 KBO리그 복귀전에서 무안타로 경기를 출발했다. 이튿날 첫 안타를 신고하는 등 지난달 28일 KT 위즈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문제는 기록이 연속 안타에 불과했다는 점이었다. 3월 8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두 차례, 5타수 1안타로 그치면서 팀에 힘이 되지 못한 것은 세 차례로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라모스는 3월을 타율 0.212로 마치게 됐는데, 4월의 반등도 없었다.
라모스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SSG 랜더스와 3연전에서 총 12타수 1안타 타율 0.083으로 허덕였고, 인내하던 이승엽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사령탑은 5일 경기에 앞서 "라모스에게는 하고 싶은 연습을 좀 하고 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근래의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공을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격이 아니었다. 그리고 조금씩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고, 2군에서 재정비를 할 시간을 줘야 될 시기가 왔다고 판단이 돼 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였을까. 이승엽 감독은 "일단 공을 잡아놓고 쳐야 하는데, 공이 올 때가지 기다리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하체가 아닌 상체로 타격을 하려다 보니 선구안도 나빠지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자꾸 손이 나가는 등 정상이 아니었다. 외국인 타자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도 타격이 매우 크다"며 "라모스가 열흘 만에 와주면 가장 좋겠지만, 2군 타격코치님 등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바로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은 한 번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두산이 라모스의 영입을 결정했을 때와 지금의 모습은 완전 극과 극이다. 사령탑은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상대 팀 투수들이 타자를 공략하는 것이 달라진다. 더 깊숙하게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에 좋은 공을 컨택하기에는 아직은 부족 한 것 같다"며 "작년 영상을 비롯해서 KT에서 뛰었을 때의 모습과 지금은 차이가 크다. 외국인 타자가 라인업, 엔트리에서 빠진 것은 당연히 아쉽고 실망스럽지만, 2군에서 반등한 선수도 있지 않나. 그 효과를 한 번 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라모스가 엔트리에서 빠지게 된 가운데 두산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우익수)-장승현(포수)-박계범(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꾸렸다. 두산은 전날(4일) 마지막 타석에서 뜬공을 친 후 배트로 그라운드를 내려치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던 박준영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승엽 감독은 "박준영은 안타가 나오지 않고, 타율이 떨어지다 보니, 당연히 쫓기는 마음이 들 것이다. 고민하고 방법을 연구해서 빨리 예전의 좋았던 모습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답답하겠지만, 본인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오늘 벤치에서 야구를 보면서 타이밍을 잡는 방법, 상대가 타자를 공략하는 볼배합을 보면서 느끼면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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