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은 왜 정신없이 7연속안타를 맞았을까.
류현진이 KBO리그 복귀 후 첫 승리 및 통산 99승은 고사하고 2006년 KBO리그 데뷔 후 18년만에 한 경기 최다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11년에도 9실점 경기는 없었다. 한 마디로 생애 최악의 경기였다.
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9실점으로 시즌 2패를 당했다. 2012년 7월18일 삼성전서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2볼넷 8실점한 것을 뛰어넘어 역대 한 경기 최다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선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7년 5월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쿠어스필드 원정경기서 4이닝 8피안타 4탈삼진 8사사구 10실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자책점은 5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은 7점이었다.
결국 5회말 충격의 7타자 연속 피안타가 결정타였다. 키움은 류현진에게 7타자 연속 안타를 날린 것을 포함, 8타자 연속안타로 역대 구단 최다 타이기록을 세우며 10득점, 승부를 갈랐다. 여기서 궁금한 건, 4회까지 키움 타선을 압도하던 류현진이 왜 5회에 갑자기 그렇게 난타를 당했느냐는 점이다.
우선 류현진은 4회까지 56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 관리는 아주 잘 됐다. 2회 병살타 유도 포함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5회말 선두타자 김휘집을 상대할 때부터 갑자기 투구 탄착군이 넓어졌다. 김휘집에게 보더라인에 걸리는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좌중간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이형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그래도 송성문에게 커터를 던져 우익수 뜬공을 유도,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1사 1,3루서 겉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김재현에게 2B2S서 커브를 던지다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맞은 뒤 박수종에게 초구 144km 포심, 이주형에게 초구 커터, 로니 도슨에게 2구 커터, 김혜성에게 2구 체인지업, 최주환에게 초구 143km 포심, 김휘집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지다 적시타를 맞았다.
김혜성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갔지만, ABS에선 보더라인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 전까진 전부 한 가운데로 들어갔다. 그나마 최주환이 낮게 떨어지는 포심을 잘 걷어올렸고, 김휘집이 바깥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을 잘 때렸다.
경기 후 만난 김휘집은 “어차피 (볼카운트가)몰리면 (안타를 칠)확률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류현진이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초구와 2구에 적극적으로 휘둘렀고, 그게 5회엔 통했다는 얘기다. 바꿔 말해 류현진이 초구와 2구에 치기 좋은 공을 계속 던졌다는 얘기다. 이주형도 “빠른 볼카운트에 치려고 했다”라고 했다.
키움 타자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도 있었고, 류현진을 지나치게 의식하려고 하지 않았다. 김휘집은 “이름값에 눌리려고 하지 않았다. 한화와 싸워야지 투수 이름값에 매몰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팀 대 팀으로 하자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단, 한화로선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적시에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끊어줬다면 어땠을까. 한화 벤치는 1사 1,3루서 김재현에게 좌선상 2루타로 첫 실점을 하자 마운드에 올라가긴 했다. 그러나 이재원은 류현진이 이미 4점 리드를 까먹고 역전을 허용한 뒤,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에 몰리자 김휘집 타석에서 마운드를 방문했다. 류현진이 김휘집에게 적시타를 맞자 한화 벤치는 류현진을 빼고 김서현을 올렸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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