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류현진 야구 인생 최악의 투구였다.
7타자 연속 안타에 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 난타를 당한 류현진이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데 강판당하는 류현진이 웃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미소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화 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복귀 첫 승을 노렸다. 4회까지는 '역시 류현진'이란 말이 나올만한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1회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맞은 안타와 2회 이형종에게 허용한 볼넷을 제외하곤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런데 문제는 5회에 일어났다. 선두타자 김휘집이 류현진의 123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류현진은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줬다.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류현진의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때부터 이상 증후가 포착되기 시작됐다.
이전 LG와 KT와의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투구수 60개가 넘어서면 볼 끝이 무뎌지며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이 나왔다. 이날도 그랬다. 5회가 시작할 때 류현진의 투구수는 60개였다. 힘이 떨어진 류현진은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뿐 아니라 모든 구종에서 안타를 허용했고 좀처럼 보기 힘든 스트레이트 볼넷까지 보여줬다. 이후 7타자 연속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자신도 믿기지 않는지 허탈한 미소를 보였다.
5회 김재현, 박수종, 이주형, 도슨, 김혜성, 최주환, 김휘집까지 7타자 연속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김서현과 교체됐다. 류현진의 충격적인 투구에 이재원 포수도 위로하지 못했고, 더그아웃 동료들도 아무런 말을 걸 수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던 최고의 선발투수가 류현진이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난 나이라지만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와 아직 승리가 없다. 그런데 승리보다 더 큰 문제는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3월 24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이자 복귀전서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3월 30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서 6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4월 5일 자신의 고척돔 첫 등판이었던 키움과의 경기에서 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경기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23피안타다. 볼넷도 5개 내줬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2.00이다.
보통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를 얻게 되면 할 말을 잃고 허탈한 미소를 짓는다. 이날 류현진의 미소가 그랬다. 웃고는 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 류현진이다.
[충격적인 결과에 허탈한 미소를 띠며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 / 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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