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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2군행을 거부, 자진해서 유니폼을 벗은 루그네드 오도어가 '친정'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6일(이하 한국시각) 루그네드 오도어가 뉴욕 양키스와 7월 1일까지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할 경우 새로운 계약과 행선지를 물색할 수 있는 '옵트아웃'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오도어는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에서 통산 10시즌 동안 1154경기에 출전해 930안타 178홈런 568타점 타율 0.230 OPS 0.710의 성적을 거뒀다. 2015시즌부터 2022년까지 오도어는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정교함이었다.
2019시즌부터 컨택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더니 매년 2할대 초반에 머무르며 고전했다. 그 결과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단절됐다. 빅리그에서 입지가 좁아진 오도어는 어쩔 수 없이 눈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시작했고, 때마침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1년 2억엔(약 18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 일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은 오도어의 영입 소식에 "두근두근하다"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고, 오도어는 메이저리그 시절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턱수염을 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요미우리와 오도어의 동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도어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4(34타수 6안타)로 매우 부진했고, 요미우리는 고심 끝에 오도어가 2군에서 조정의 시간을 갖고 1군으로 올라오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여기서 마찰이 생겼다.
요시무라 사다아키 1군 편성 본부장은 "오도어가 원래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 컨디션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해도 정규시즌까지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와달라고 했다"고 밝혔는데, 오도어가 "나는 2군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2군행을 거부한 것은 물론 자진해서 요미우리 유니폼을 벗겠다는 뜻을 밝혔다. 요시무라 본부장은 "오도어가 2군행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몇 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오도어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며 요미우리의 퇴단을 공식화했다.
오도어가 요미우리를 떠나는 것이 확정된 후 구단 내에서는 '예상된 일이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주전 선수는 "'퇴단은 역시나였나' 하는 느낌이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커리어 때문인지 꽤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오키나와) 나하에서 첫 인사를 할 때부터 상당히 신경질적인 성격을 볼 수 있었다"며 오도어가 요미우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고.
이어 '도쿄 스포츠'는 "팀 내에서는 '역시인가. 퇴단은 시간문제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며 "내야 안타로 출루하고도 두 번이나 견제사를 당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도 적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헤드폰을 쓰고 팀 버스에 올라타,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는 일도 없었다"며 그동안 오도어가 일본에서 보여준 행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부진한 성적 속에서 2군행을 거부하고 요미우리를 떠난 오도어, 그래도 새로운 소속팀을 찾았다. 바로 2021시즌 몸담았던 뉴욕 양키스. 오도어는 7월 1일까지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할 경우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찾아볼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짧지만 일본에서 머물던 시절 '빅리거'로서 면모를 뽐내지 못했던 오도어가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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