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9억 투자' 日 선수들에 진심인 컵스…"적극적으로 움직일 것" CHC 사장의 공언, '퍼펙트+56홈런' 괴물까지 노린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 무라카미 무네타카./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 무라카미 무네타카./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제드 호이어 사장./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제드 호이어 사장./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스즈키를 영입함으로써 좋은 경험을 했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

일본 잡지사 'Number'는 6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가 '최고 165km' 괴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와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사키와 무라카미는 현재 일본의 투·타를 상징하는 선수. 사사키는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150km 중·후반의 엄청난 볼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사사키는 입단 직후 프로 레벨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 그리고 2021년 처음 마운드에 올라 11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남기며 가능성을 드러냈고, 이듬해 잠재력이 대폭발했다.

사사키는 2022시즌 초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등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사사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일본의 '전승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최고 구속을 165km로 경신하는 등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지금껏 훌륭한 활약을 펼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고질병과 같은 손가락 물집 부상과 내복사근 파열 등으로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사사키는 2023시즌이 종료된 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치바롯데와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극적으로 연봉 협상 합의에 도달하면서 2024시즌도 치바롯데 소속으로 뛰게 됐고, 올해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사사키가 일본을 대표하는 마운드라면, 무라카미는 명실상부한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다. 무라카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2019년 36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141경기에 출전해 155안타 56홈런 134타점 114득점 타율 0.318 OPS 1.168의 성적을 남겼는데, 일본 역대 최연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물론 5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무라카미 또한 2022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바탕으로 WBC 대표팀에 발탁됐고, 일본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31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일본인 타자 중 향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무라카미는 2025시즌이 종료된 후 수요만 있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롯데 자이언츠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롯데 자이언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시절의 무라카미 무네타카./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시절의 무라카미 무네타카./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사사키와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시선을 독차지하고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는데, 일본 'Number'에 따르면 컵스가 향후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2022-2023년 겨울 5년 8500만 달러(약 1150억원)의 계약을 맺은 스즈키 세이야, 이번 겨울 4년 5300만 달러(약 717억원), 5년차 구단 옵션까지 포함하면 최대 8000만 달러(약 1082억원)에 손잡은 이마나가 쇼타가 아주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것이 배경이 됐다.

'Number'는 "일본인 선수의 브랜드력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MVP 2회 오타니 쇼헤이는 별개라고 해도,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상 최고액인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97억원)의 계약이 나오는 등 일본인 선수에 대한 확실한 신뢰감이 생겼다"며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이적하면서 다저스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정상급인 인기와 자금력을 갖춘 명문 구단 컵스도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Number'에 따르면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은 지난해 막판 극비리에 일본을 방문해 여러 선수들을 시찰했다. 특히 2025시즌이 끝난 뒤 이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사키와 무라카미에게 유독 관심을 갖고 있다. 호이어 사장은 "특정 선수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바다를 건너올 것 같은 선수들은 모두 둘러봤다. 아주 훌륭한 인상을 받았다. 만약 우리가 영입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일본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와 제드 호이어 사장./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와 제드 호이어 사장./게티이미지코리아

컵스는 유독 일본인 선수와 연이 많은 팀 중 하나다. 2008년 후쿠도메 코스케를 시작으로 타구치 소우, 후지카와 큐지, 타카하시 히사노리, 와다 츠요시, 카와사키 무네노리, 우에하라 코지, 다르빗슈 유 등이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호이어 사장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마쓰자카 다이스케, 오카지마 히데키, 타자와 준이치의 영입에 앞장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호이어 사장은 "우리는 스즈키를 영입함으로써 좋은 경험을 했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Number'는 "호이어 사장은 일본인 선수의 성실함을 알기도 하고, 눈앞의 결과만을 추구하지 않고, 정성스러운 스카우팅을 계속하는 스탠스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작년 이마나가를 영입할 때는 포스팅 마감 직전에 참전해 유력한 구단들을 앞지르며 계약을 따냈다. 그리고 톰 리케츠 겁스 구단주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 재건에 대한 열의를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 호이어 사장은 "더 많은 선수를 영입하는데 참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최종 승리자로 다저스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중. 그러나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사사키와 무라카미의 영입에 매우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컵스 또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일본 선수를 영입해온 컵스가 사사키, 무라카미 중 한 명을 추가로 손에 넣을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컵스는 전력 보강에 진심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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