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구위? 전혀 의심 없다"
두산 베어스 최지강은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2이닝 동안 투구수 29구,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 수확과 함께 팀 승리를 지켜내는 1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4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두산은 지난 5일 경기 초·중반까지 롯데와 한 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던 7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의 볼넷과 김재환의 안타로 마련된 득점권 찬스에서 강승호가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리드를 되찾았고, 7회말부터 본격 불펜을 가동했다. 박치국이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등판한 것은 최지강이었다.
최지강은 첫 타자 노진혁을 투수 땅볼로 요리하며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박승욱을 134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뒤 윤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묶어내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흐름을 바탕으로 최지강은 8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지강은 첫 타자 정훈을 유격수 땅볼, 후속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전준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지만, 후속타자 손호영을 삼진 처리하며 2이닝 무실점을 마크했고, 두산은 이 분위기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하면서 마침내 4연패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가 종료된 후 "뒤이어 등판한 최지강이 팽팽한 상황에도 2이닝을 책임지며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최지강은 "팀 연패 탈출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 마운드 위에서 빠르게 승부를 한 점이 주효했다"며 "우타자 상대로 종종 힘이 들어가서 몸에 맞는 공이 나오고 있다. 힘을 빼고 더 집중해 투구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 투심이 팔각도에 적합하기 때문에 전력분석 파트에서 활용도를 늘리자고 조언하셨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령탑은 하루가 지난 5일에도 최지강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승엽 감독은 "(박)치국이가 연투를 했기 때문에 (등판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최)지강이로 막자는 생각이었다. 오늘(6일) 경기보다 어제(5일) 첫 경기가 더 중요했다. 다행히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컨디션이 좋아 보여서 1이닝을 더 맡겼는데, 아주 훌륭하게 제 몫을 해줬다"고 극찬했다.
최지강은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육성선수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선수. 데뷔 첫 시즌에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60으로 부진했으나, 지난해 2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특히 최고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였던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했고, 올해 3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스페셜 매치에서도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받기도 했었다. 그리고 올해 시즌 초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두산은 현재 김명신, 김택연, 홍건희까지 세 명의 투수가 차례로 1군의 부름을 앞두고 있는데, 이들이 돌아오면 불펜 운용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게 되면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최지강이 8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1.00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필승조' 기용을 이어갈 방침이다. 사령탑은 "(김)명신이, (김)택연이, (홍)건희가 돌아올 예정이다. 그 선수들이 왔을 때 세팅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박)치국이와 (최)지강이가 7~8회를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어제(5일) 지강이 없었다면 경기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그 정도로 지강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사실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있었음에도 지강이를 2이닝을 기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에 보답을 했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매우 좋아졌다. 또 지강이는 빠른 볼을 던지면서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스트라이크를 못 던져서 안 좋았던 경우는 있지만, 난타를 당해서 좋지 않았던 적은 많지 않다. 구위 면에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사령탑은 "이제는 본인의 공에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로케이션만 원하는 곳에 된다면 어느 타자도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이제는 진짜 프로야구를 하는 느낌이 든다. 워낙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투수다. 성격도 아주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최지강이 보여줄 활약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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