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로브를 안 걸고,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조정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형종(35)은 FA 4년 20억원 계약의 첫 시즌을 망쳤다. 2023시즌 99경기서 316타수 68안타 타율 0.215 3홈런 37타점 35득점 OPS 0.646에 그쳤다. 큰 부상도 없었지만, 100경기에도 못 나갔다.
그런 이형종은 최근 고척돔에서 팬들을 대상으로 구단과 단상 인터뷰를 했는데, 눈물을 흘렀다는 후문이다. 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을 마치고 “작년에 너무 못했다. 팬들과 구단에 너무 죄송했다. 올해는 정말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형종이 2023시즌을 마치자마자 비활동기간부터 독하게 개인훈련을 한다는 얘기는 구단 안팎에서 꾸준히 나왔다. 알고 보니 이때부터 스윙을 완전히 바꿨다. 과도하게 퍼올리는, 이른바 어퍼스윙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형종은 6일 한화전서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1,2루서 한화 펠릭스 페냐에게 볼카운트 2S서 3구 체인지업이 몸쪽 낮게 파고 들었으나 다리를 굽히고 퍼올려 좌월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경기 후 얘기와는 딴 판이었다.
결국 그 상황서는 본능적으로 그 스윙이 나왔다고 봐야 한다. 불리한 볼카운트라서 파울 커트를 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스윙이었다. 이형종 역시 외야수 키를 넘어 담장을 맞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처음부터 홈런을 확신하지는 못했다.
이형종은 “LG에서 2018년과 2019년에 그렇게 홈런을 많이 쳤다. 그땐 장타력을 늘리려고 스윙을 바꾸고 그랬다. 홈런이 안 나와도 2루타를 그렇게 쳤다”라면서 “작년에도 로브를 걸어서 장타 욕심을 많이 냈다”라고 했다.
방망이 로브에 손을 걸어놓고 최대한 크게 돌렸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이형종은 오프시즌에 스윙 궤도를 레벨스윙으로 고치면서, 자연스럽게 방망이를 짧게 잡기 시작했다. 그는 “올핸 로브에 안 걸고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조정했다. 겨울부터 계속 준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고 했다.
극단적 어퍼스윙이 항상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에겐 맞지만, 이형종이 홈런타자는 아니다. 변화는 성공적이다. 6일까지 10경기서 32타수 12안타 타율 0.375 2홈런 10타점 9득점 OPS 1.118. 애버리지가 확연하게 개선됐다.
이형종은 “홈런도 2스트라이크에 몰려서 컨택에 신경쓴 것이다. 이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가볍게, 더 앞에서 중심을 맞히려고 한다”라고 했다. 컴팩트한 스윙을 하려면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조정해야 했다.
올 시즌 키움 타선은 이주형~로니 도슨~김혜성~최주환까지 1~4번은 사실상 고정이다. 이주형과 김혜성이 자리 바꿈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틀로 갈 것이다. 여기에 5번도 일발장타력이 있는 유격수 김휘집이 차지하는 분위기다. 이형종은 5~6번에서 정확한 타격을 하다 찬스에서 한 방을 쳐주면 된다. 현재 이형종은 기술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형종은 “작년엔 준비가 덜 됐다. 올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막 4연패 이후에 (최)주환이 형이나 (이)원석이 형이 앞장서서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줬다. 내가 특별히 후배들에게 뭘 한 건 없다. 팀의 기세가 좋다. 계속 좋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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