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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2볼넷으로 활약, 김태형 감독의 부임 첫 위닝시리즈에 큰 힘을 보탰다.
전날(6일) 경기를 치르던 과정에서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통증을 느낀 나머지, 두 타석 만에 교체됐던 윤동희. 다행히 이날 경기에 앞서 몸 상태를 체크한 결과, 경기를 치르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고 리드오프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윤동희는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 세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네 번째 타석을 위한 준비 단계였다.
롯데는 이날 전체적으로 타선이 두산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7회말 공격에서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학주가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더니, 후속타자 대타 유강남이 몸에 맞는 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최항이 두산의 바뀐 투수 최지강을 상대로 3구째 145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안타를 터뜨리면서 1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가 마련됐다. 여기서 윤동희가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윤동희는 2B-0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최지강의 3구째 146km 투심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코스를 파고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돌렸다. 타구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던 것은 아니지만, 윤동희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58.8km의 속도로 뻗어나간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5호, 통산 1051호, 개인 통산 첫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윤동희의 그랜드슬램은 팀을 승리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팀 내에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롯데는 8회 두산과 한차례씩 주고받으며 6-6의 팽팽한 경기를 만들어냈고, 연장 10회말 2사 2루의 끝내기 찬스에서 이주찬이 두산의 마지막 투수 김호준을 상대로 5구째 128km 포크볼을 공략해 짜릿한 역전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7-6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윤동희는 '경기를 돌아보면 어땠느냐'는 질문에 "다행입니다"라고 활짝 웃으며 "요즘 페이스가 좋지 못해서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팀에서 내가 잘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팀 성적이 저조한 것이 내 탓인 것 같아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오늘 조금이나마 팀 승리에 일조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만루홈런을 치는 순간, 최지강의 몸쪽 낮은 코스의 빠른 볼을 노렸던 것일까. 윤동희는 "최지강 선수가 몸쪽 코스의 구사율이 높은 편이다. 처음부터 몸 쪽 공을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유리한 카운트(2B-0S)였기 때문에 몸 쪽 빠른 직구를 생각하고는 있었다"며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나니, 작년이 생각이 나더라. 올해는 작년에 하지 못했던 것을 해낸 것 같아서 '발전했다'는 느낌이다.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칠 수 있어서 스스로 뿌듯하고,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윤동희는 이날 그랜드슬램 외,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윤동희는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대한의 안타성 타구에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안타를 지워내기도 했다. 그리고 만루홈런을 폭발시켰던 것. 그는 "너무 잘 맞은 타구에다가 탄도가 낮았기 때문에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황)성빈이 형이 '좋은 수비 뒤에는 좋은 타격'이라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성빈이 형 덕분이었다"며 "헤매고 있을 때 형들과 감독, 코치님들이 잘 도와주셔서 오늘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시작으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그리고 올해는 서울시리즈 팀 코리아까지 합류하면서 승승장구의 길을 걷고 있는 윤동희. 하지만 올해는 생각했던 것만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아무래도 첫 풀타임 시즌이다. 그리고 1번 타자라는 자리를 맡아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런 부분에서 조금 내려놓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승리로 김태형 감독은 롯데 부임 이후 처음으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윤동희는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그만큼 준비를 잘했고, 오늘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일주일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오늘 분위기를 다음주까지 가져가는게 중요할 것 같고, 좋게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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