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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말 짜증났어.”
우완투수 키튼 윈(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8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위와 같이 얘기했다. 그러나 사실 이정후의 실수였다. 그러나 윈은 이정후를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게임의 일부다. 오라클에서의 투구의 일부다. 태양도 요인이 됐지만, 나는 그걸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상황은 이랬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 경기시작과 함께 샌디에이고 리드오프 잰더 보가츠가 윈의 초구 95마일 하이패스트볼을 걷어올렸다. 빗맞은 타구였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타구속도는 고작 87.5마일이었다. 발사각은 무려 51도.
이 정도 타구라면 야수가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는 게 맞다. 실제 타구는 중앙외야, 그러니까 이정후에게 향했다. 이정후가 조금 앞으로 나와야 했지만, 유격수 닉 아메드나 2루수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였다.
그런데 이정후는 낙구지점을 찾지 못했다. 타구는 이정후 앞에서 뚝 떨어졌다. 기록은 이정후의 실책이 아닌 보가츠의 안타. 현지시각으로 18시6분이었다. 해가 떠 있는 시점이었다. 이정후는 순간적으로 햇빛에 의해 타구를 잃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보가츠가 일상적으로 보이는 뜬공을 들어올렸지만, 이정후는 햇빛 아래에서 공을 잃었다”라고 했다.
윈으로선 이정후를 탓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지 않았다. 이게 돋보이는 이유가 있다. 샌디에이고는 1회초에 보가츠의 행운의 안타 이후 매니 마차도의 좌전안타, 김하성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주릭슨 프로파가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샌디에이고는 이 점수를 끝까지 지켜 4-0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잡았다.
이정후는 경기 도중 한 차례 호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1회 그 실수가 팀의 패배로 이어진 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윈은 이정후를 원망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이정후는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공이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햇빛 때문에 볼 수 없었다. 오라클 파크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다음에는 이런 경험에 의해 더 좋은 플레이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정후는 “선글라스를 다른 선글라스로 바꾸는 것을 고려한다”라고 했다. 그만큼 그 수비 하나에 대한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 게 상책. 그러나 수비를 충실히 해야 하는 야구의 기본은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이정후로서도 적응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든 홈 구장이 낯선 첫 시즌이다. 그래도 1년에 81경기를 치르는 오라클파크에선 완벽한 적응이 필수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진짜 빅리거로 거듭난다.
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점프력과 송구능력은 시즌 초반 인상적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장들의 독특한 역학을 이해하는 학습곡선이 있어야 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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