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는 3번 타자를 하는 게 맞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당시 올 시즌 베스트라인업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현 시점에선 나성범, 황대인, 박찬호의 줄부상으로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이들이 돌아오면 이범호 감독의 초기 구상은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
흥미로운 것 중의 하나가 김도영의 3번 3루수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작전수행능력이 좋은데 발 빠르고 멀리 치는 운동능력에도 주목했다. 클래식한 테이블세터형 타자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테이블세터형이 아닌, 중심타선을 책임질 해결사가 돼야 한다는 뉘앙스였다.
굳이 김도영을 유격수로 돌릴 이유도 없다고 봤다. 박찬호가 공수주 겸장 유격수로서 전성기에 들어선데다, 김도영에게 굳이 과도한 수비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3루 수비도 까다롭지만, 유격수만큼은 아니다.
이런 상황서 이범호 감독의 확고한 지론을 또 엿볼 수 있었다. 박찬호가 허리 통증으로 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이범호 감독은 1번 타순엔 베테랑 서건창을 넣었다. 그리고 유격수로 박민을 기용했다. 박찬호의 빈 자리에 김규성을 콜업, 박민의 플랜B까지 준비했다.
김도영을 유격수로는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 고교 시절 아마추어 탑클래스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시절이었다. 김도영은 정작 프로에서 유격수 경험이 많지 않다. 올 시즌 초반 3루수비가 살짝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만, 21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잘 하고 있다고 본다. 프로에 오지 않았다면 대학생이다.
KIA로선 FA까지 2년밖에 남지 않은 박찬호의 후계자를 슬슬 준비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박찬호를 무조건 잡아야 하겠지만,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박민, 김규성을 비롯해 부상으로 재활 중인 윤도현도 유격수로 성장이 가능하다. 일단 박찬호가 빠지자 박민이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사실 수비보다 더 중요한 게 타격이다. 올 시즌 초반 김도영의 타격이 의외로 흐름을 타지 못한다. 7일까지 12경기서 52타수 10안타 타율 0.192 1홈런 2타점 3득점이다. OPS 0.505에다, 득점권에서 아직 1안타도 치지 못했다. 급기야 7일 삼성전서는 7번타자로 나섰다.
현실적으로 김도영으로선 현 시점에서 포지션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쨌든 아프지 않으면 3루를 거의 보장받는 선수가 됐다. 대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하는 과정부터 일종의 숙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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