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김민재, 6일 하이덴하임전 풀타임 소화
5경기 만에 선발 복귀, 팀은 2-3 역전패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잘나가는 집이 갑자기 무너지면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찾는 게 쉽지가 않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비판을 받는 사람도 생긴다.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항변하기도 곤란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지금 딱 그 꼴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곧바로 실력을 입증하고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28)가 느닷없이 돌을 맞고 있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시즌 중반까지 팀을 위해 희생한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물론, 현재 경기력이 좋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갑자기 주전 싸움에서 밀리고, 오랜만에 나온 경기에서 팀이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자 화살이 날아온다. 쉬이 이해하기 어렵다.
바이에른 뮌헨은 사실상 12시즌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기회를 날렸다. 이미 시즌 중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바이에르 레버쿠젠이 28라운드까지 24승 4무 무패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하는 걸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 2월에 충격적인 공식전 3연패를 당하는 등 크게 흔들렸고, 사실상 리그 우승은 물건너갔다. 결국 토마스 투헬 감독은 주전 센터백 조합을 이룬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빼고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그 자리에 투입했다.
표면적으로 판을 바꾸고 반전을 마련하는 듯했다. 다이어-더 리흐트 콤비를 가동해 3연승을 올렸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고 밑천이 드러났다. 3월 16일 리그 꼴찌에 처진 다름슈타트와 원정 경기에서 다이어와 더 리흐트 모두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5-2로 크게 이기며 묻혔지만, 둘의 수비력은 수준 이하였다. 이어 3월 3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홈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팀의 0-2 패배 책임을 떠안았다.
다시 김민재가 기회를 잡았다. 6일 하이덴하임과 원정 경기에 등장했다. 5경기 만에 선발로 나서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바이에른 뮌헨이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자 김민재의 경기력에 혹평이 쏟아졌다. 3실점 상황에서 모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실점 장면들을 다시 돌려보면, 김민재의 경기력이 다소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실점의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패배로 리그 우승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겨도, 선두 레버쿠젠이 1승만 거두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이미 독일 슈퍼컵과 DFB(독일축구협회) 포칼에서 미역국을 마셨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우승 실패가 확정적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지만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무관'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리그 우승을 당연하게 여겼기에 현재 성적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최악의 팀 분위기로 투헬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욕을 먹고 있다. 김민재 역시 그 중 하나다. 다소 억울한 면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는데 팀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전반기 활약상이 매우 좋았고, 기대 또한 높았기에 언론과 팬들의 성난 목소리에 뭇매를 맞고 있다.
총체적 난국인 팀에서 믿어야 할 건 역시 실력이다. 전체적으로 팀이 가라앉았는데 혼자 빛날 순 없는 법이다. 6일 하이덴하임과 경기만 봐도 김민재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함께 드러냈다. 시즌 막판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김민재. 또다시 출전 기회가 오면, 집중력을 잃지 않고 확실히 제 실력을 발휘해 난관을 정면돌파해야 한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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