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 국악만 할 줄 알았다"…송소희,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한 이유 [MD현장](종합)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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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국악인 출신 송소희가 싱어송라이터로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11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송소희의 첫 번째 미니앨범 '공중무용' 청음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송소희와 김윤하 음악평론가, 키보디스트 강신웅이 참석했다.

이번 '공중무용'은 싱어송라이터로서 송소희가 발견한 새로운 길을 담은 앨범으로 총 4곡을 수록한다. 송소희는 '공중무용' 전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으며 들판과 사막, 바다, 숲, 들 등 자연을 콘셉트로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타이틀곡 '공중무용'은 한국 정서를 녹인 송소희의 음색과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인 곡이다. 에스닉한 분위기의 일렉트로 팝 트랙으로, 사막이라는 배경 아래 특별한 의미의 위로를 전한다. 송소희는 "모든 사랑의 시작은 '나에 대한 사랑'이라는 생각에서 나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수록곡 '주야곡(晝野曲)'은 고전 피아노 기반의 왈츠풍 트랙이며, 오랜 시간 함께하며 깊은 신뢰와 사랑을 느끼는 연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세레나데라는 귀띔이다. 또한 연인 간의 권태와 갈등을 깊고 진한 바다로 빗대어 표현한 '진한 바다를 거슬러',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서 영감을 받아 생명이라는 개념을 노래에 풀어낸 '사슴신'까지 특색 있는 4곡의 노래들이 '공중무용'을 채울 예정이다.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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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소희는 "청음회는 처음이다"라며 "새로운 길을 나아가는 길목에 있는 한 아티스트로서 최대한 많이 소문을 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팀원들과 상의해서 오늘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인사했다. 

이어 앨범 제작 소감으로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고 '앨범을 발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부터 미니 앨범 단위 이상의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걸 염두에 두고 싱글 앨범들을 계속 냈다. 사실상 이번 미니 앨범 '공중무용'이 저의 창작 활동에 있어서는 첫 번째 목표인 셈이다.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앨범 제작 과정이 예상했던 것 만큼 재밌었고, 예상치 못했을 만큼 복잡하더라. 앨범 단위가 커지니 구상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내가 많은 분들을 프로듀싱하며 (곡들에)세세하게 관여하다 보니 디테일한 것들까지 챙기는 데에 있어서 시간 투자도 많이 했다. 고민도 정말 많이 했었다"고 덧붙였다.

앨범 제작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고. 송소희는 "곡을 완성시키는 과정 중에서 '아직은 내가 곡을 스스로 완성시키기에는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도움을 받아야겠단 생각에 사운드 디자인을 도와주실 작업자를 물색했는데, '어떤 분이랑 하면 내 음악을 이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을 때 정말 도통 모르겠더라. 작업자를 물색하면서 만났던 분들이나 연락드렸던 분들이 내 음악을 어려워하셨다. '미안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럼 이걸 결국 나 혼자 완성시켜야 하는 걸까?'란 생각도 했는데, 시야를 넓혀서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그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다 외국의 프로듀서에게 부탁을 드렸고 흔쾌히 '이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답을 받았다. 그래서 외국 분과 처음으로 작업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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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취재진과 함께 '주야곡'을 들은 후 송소희는 '주야곡'과 관련해 "내가 주변의 오랜 연인을 보거나 혹은 부모님을 보거나, 그 이상의 어떤 끈끈한 관계를 볼 때 그 사랑이 너무 애틋하고 감동적이어서, 그런데 서로는 무디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 이야기를 들판 위에 걷고 있는 누군가를 상상하며 평온하고 아름다운 감정으로 담았다. 이 곡을 들으실 때 그런 대상들이 있다면 떠올리시면서 한 번 더 그 사람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중무용'의 무대를 직접 보여줬다. 무대를 통해 몽환적인 손짓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기도. 이와 관련해 송소희는 "정해져있는 동작이 아니다.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서 나오는 것이라 오늘은 아마 조금 딱딱한 자리가 될 테니까 그 정도의 무브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무대를 하면서 점점 입시 때가 생각나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 미니앨범이 제게 새로운 길이기도 하고, 새로운 변화와 성장, 그런 자유로운 것들이 담겨져 있다. 그게 표현이 될 만한 곡이 타이틀곡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공중무용'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진한 바다를 거슬러'에 대해서는 "내 목소리 특성상 된 발음을 많이 쓰면 그게 확 두드러진다. 그래서 최대한 부드러운 발음들로 곡을 구성하기 위해 제목도 '깊은 바다'에서 '진한 바다'로 바꿨다. 또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관계, 사랑의 권태, 불안함인데,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려는 의지가 더 중요한데, 그랬기에 아주 깊은 바다에 있는 우리 관계지만 서로 숨을 나눠서 옅은 바다로 올라가자는 메시지를 담아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사슴신' 제작 계기로는 "원래 웹툰이나 만화를 일절 보지 않는다. 그런데 유일하게 좋아하는 것이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다. 그 중 '원령공주'를 가장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사슴신을 주제로 곡을 쓰고 싶었다.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사슴신에게 생명을, 즉 사랑을 갈구하는 곡을 만들었다. 너무 딥한 내용이 될 수 있어서 비트만큼은 가볍게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하다보니 유일하게 4곡 중 가장 신나는 곡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송소희는 "내가 생각보다 어려운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더라. 그래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최대한 가볍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랑을 주제로 잡았다. 작업하며 '어려운 것을 버리자', '복잡한 것을 버리자'란 생각을 늘 되뇌인다. 그런데 나는 그런 것들을 늘 생각하고 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도 내 안에 이런 길이 있는 줄은 몰랐다. 내가 말한 그 길은 창작을 할 수 있는 길이다. 한 번 용기를 갖고 모든 걸 던져버리고 창작을 해보니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싶어 하는구나', '내가 이런 음악도 스스로 만들어낼 줄 아는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도 남은 인생을 국악만 하면서 살 줄 알았는데, 이런 길을 걷게 됐다"며 웃었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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