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잠을 많이 잔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26)의 비중이 조금 더 커졌다. 이범호 감독은 전임 감독과 마찬가지로 ‘주전 김태군-백업 한준수’ 라는 기조는 같다. 그러나 전임 감독은 한준수를 거의 윤영철의 전담 포수로 기용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만 아니라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가 나올 때도 한준수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크로우는 3월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5.2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4실점), 3월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4.1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볼넷 5실점)까지 김태군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크로우는 한준수와 호흡을 맞춘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과 11일 광주 LG 트윈스전(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볼넷 2실점 비자책)서 반등했다. 크로우가 잘 준비하고 각성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한준수와 호흡이 잘 맞았다고 봐도 될 듯하다.
한준수는 전임감독 시절부터 경기 준비를 꼼꼼하게 한다는 칭찬을 받아왔다. 과거 체중관리가 안 되는 이미지를 탈피한지 오래다. 한준수는 삼성전과 LG전의 피치디자인을 다르게 설정했다. 11일 LG전을 마치고 만난 그는 “지난번엔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낮게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LG전서는 “체인지업을 줄이고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타자들에게 치게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크로우는 150km대 초반의 빠른 공에 다양한 구종을 지녔다. 슬라이더의 사촌, 스위퍼도 있기 때문에 슬라이더만 잘 구사해도 타자와의 승부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계산한 듯하다. 실제 크로우는 LG를 상대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한준수는 “크로우와 얘기를 많이 한다. 내가 사인을 주로 내지만 막힐 때는 한 번씩 벤치에서 사인을 주기도 한다.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1군에서 뛰는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준수의 최대매력은 역시 타격이다. 포수로서 수비력과 기본기가 좋은데 한 방을 갖춘 왼손타자다. 다리를 열어놓고 치는데 바깥쪽 커버도 되고, 몸쪽으로 오면 장타를 장전한다. 올 시즌 10경기서 24타수 10안타 타율 0.417 6타점 5득점 OPS 1.012 득점권타율 0.333.
아직 홈런은 없다. 그러나 한준수는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라고 했다. 애버리지에 대한 목표 없이, 10홈런을 얘기하며 자신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했다. 공수겸장 포수, 거포 포수에 대한 꿈이다. 그는 “컨디션 관리를 잘 하기 위해 잠을 많이 잔다”라고 했다.
백업포수가 4할대 타율에 이름처럼 준수한 경기운영, 수비력을 보여준다. 한준수가 김태군 후계자로서 주도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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