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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법원에 출두한 가운데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입을 열었다.
13일(한국시각)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에이전트 발레로는 연방 당국 수사에 대해 "사무소에는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고, 오타니와의 대화나 연락은 모두 미즈하라에게 의지했다"고 말했다.
직접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회계 담당, 재무 어드바이저가 업무를 위해 계좌 정보를 몇 번이나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미즈하라가 '이 계좌는 사적인 것이기 때문에 오타니가 아무에게도 정보를 알리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다. 이 때문에 부정한 송금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반면 오타니의 입장은 달랐다. 오타니 측은 "에이전트와 회계 담당, 재무 어드바이저가 계좌 정보를 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미즈하라에게 계좌 관리를 맡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과거 LA 타임스의 주장이 맞았다. 당시 매체는 "오타니의 에이전트가 이를 허락한 것일까.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가치 없는 에이전트를 데리고 있다"고 꼬집은 뒤 "에이전시에 소속된 어느 누구도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오타니를 책임지는 사람 중 아무도 같은 언어(일본어)를 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오타니를 관리하면서 일본어를 쓰는 직원이 한 명도 뽑지 않았단 말인가. 발레로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한동안 메이저리그를 떠들썩하게 한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가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서울 시리즈가 진행되던 당시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스캔들이 터지면서 오타니가 곤욕을 치렀다.
다저스가 곧장 미즈하라를 해고했지만 불똥은 오타니에게 튀었다.
사건 초반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450만 달러의 도박 빚을 졌고, 오타니가 이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고 주장을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대변인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오타니 역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미즈하라가 어떻게 오타니도 알지 못하게 오타니의 계좌를 사용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오타니는 미국으로 돌아와 직접 성명문을 발표하며 자신의 결백을 알렸다. 미즈하라가 스포츠 도박을 하고 있던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빚을 갚아준 사실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1일 행방이 묘연했던 미즈하라가 등장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미즈하라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형량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후 미즈하라의 충격적인 행태가 낱낱이 밝혀졌다.
고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1월까지 불법 도박에 손을 댔다. 무려 1만9000회다. 하루 평균 25번 베팅한 셈이다. 베팅액은 10달러(약 1만3850원)부터 16만달러(약 2억2160만원)까지 된다. 평균 1만2800달러(약 1773만원)다.
베팅을 통해 대략 1억4200만달러(약 1967억원)를 따기는 했다. 그러나 잃은 돈이 약 1억8300만달러(약 2534억원)다. 4067만8436달러(약 563억원)를 손해 봤다.
미즈하라는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1억원)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에게 자신이 오타니라고 사칭하는 사기 행각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가 작성한 고소장에는 송금, 문자 메시지, 통화 기록 및 인터뷰가 삽입되어 있고, 미즈하라가 직접 불법 도박 업자에게 보낸 문자에서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고 인정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미즈하라는 13일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출두했는데, 2만 5000달러(약 3463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단 조건이 있다. 향후 어떠한 피해자(오타니) 등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아야 하고, 도박 중독 프로그램 이수와 여권 반납 조건이 붙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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