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4일 대구 삼성-NC전 심판진/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사에 들어간다.”
KBO 이민호 1루심과 문승훈 구심 등이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을 관장하면서 나눈 대화가 충격적이다. SBS스포츠 중계방송에 심판진의 대화가 고스란히 잡혔다. 정황상 자신들의 잘못을 ABS 시스템 오류로 덮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O/마이데일리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 타석에는 삼성 이재현, 마운드에는 NC 선발투수 이재학. 이재학은 볼카운트 1S서 2구 136km 패스트볼을 던졌다. 문승훈 구심은 볼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덕아웃에서 KBO로부터 지급받은 태블릿 PC에는 이 공이 스트라이크였다. 그 사이 1루 주자 김지찬은 2루 도루 성공.
KBO 관계자는 전화통화서 “ABS 판독이 스트라이크인데 볼로 카운트가 되는 확률은 거의 없다”라고 했다. 정황상 문승훈 구심이 ABS의 콜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스트라이크가 돼야 할 2구가 볼이 됐고, 5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사실 5구 스트라이크로 이재현이 삼진 처리되는 게 맞다.
그러나 이재현은 풀카운트서 볼을 하나 더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삼성은 구자욱의 우선상 1타점 2루타, 데이비드 맥키넌의 2타점 우전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은 뒤 12-5로 NC에 역전승했다. 결국 볼 판정 하나에 경기 결과가 뒤집혔다.
강인권 감독이 이재학이 5구를 던진 뒤 태블릿 PC를 통해 오류를 확인하고 문승훈 구심에게 어필하자 어필 시효가 지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NC로선 억울했다. 볼 판정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태블릿 PC에 전달되지는 않는다. 시간 차가 있다는 게 구단들의 얘기다. 그래도 ABS 판독과 구심에게 들어가는 콜, 구단 태블릿 PC에 전달되는 콜이 오류가 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문제 될 게 없다는 게 KBO의 얘기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심판진이 자신들의 잘못을 ABS 시스템 오류로 덮으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중계방송 화면에 이들의 대화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1루심이자 대구 심판조 조장 이민호 심판은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갈 궁리는 그거 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우리가 안 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했다.
충격적인 발언이다. 일종의 판정 조작 시도로 의심된다. 물론 이민호 1루심은 “안 들렸으면 안 들렸다고 사인을 주고 해야 되는데 그냥 넘어가 버린거잖아”라고 했다. KBO에 따르면 구심이 ABS의 콜을 잘못 들었을 때 메뉴얼이 있는데, 제대로 이행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KBO/마이데일리
NC는 KBO에 강력 항의했고,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KBO도 해당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을 통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그를 토대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심판진의 오심과 판정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심판진의 처벌은 당연하고 KBO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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