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보다 자신 있어"…변요한·신혜선, 7년 만에 만나 '관음하는 사이로' [MD현장](종합)

변요한, 신혜선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변요한, 신혜선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믿고 보는 배우들인데, 연출에 자신감까지 갖췄다.

17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변요한, 신혜선, 이엘과 김세휘 감독이 참석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로 본격 연출에 데뷔하는 김세휘 감독은 "장르물을 좋아해 써보고 싶었다"며 "염탐, 관음 등 부정적이지만 외면할 수 없는 새로운 사회 문화다. 특히 관음은 서로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데칼코마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특성을 지닌 캐릭터를 장르물에 섞어봤다. 어두운 스릴러가 아닌 경쾌한 스릴러다"고 전했다.

작품은 코로나 시기 개봉이 미뤄져 약 3년간의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김 감독은 "찍을 땐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며 모든 과정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벅찬 소감을 말했다. 

변요한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변요한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변요한은 "전작 '한산: 용의 출현'에서 너무 강한 캐릭터를 맡고, 다음 영화를 고민하던 차에 '그녀가 죽었다'를 만나게 됐다"며 "제목부터 강렬했다. 그해 가장 흥미로운 시나리오였고, 정말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영화광으로서 저를 광적으로 끌리게 만든 포인트가 있다. 시나리오에 매료됐다"며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김 감독은 변요한의 연기에 빠져 작품을 모두 찾아볼 정도로 팬이었다며 "성덕이 됐다"고 자랑했다. 이에 변요한은 "반대로 제가 성덕이 됐다"며 "데뷔작이 맞는지 의심이 들 만큼 굉장히 천재적인 글과 시나리오, 구성, 캐릭터를 보여줬다"고 화답했다.

캐릭터 구정태에 대해서는 "관찰하기를 좋아한다. 누군가 특정하지 않고 스펙트럼 넓게 훔쳐보는 악취미를 갖고 있다"며 "직업은 공인중개사다.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에게 관심을 갖게 돼 150일 동안 그를 따라다니며 관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정태는 관심이 가고 관찰하고 싶은 고객들의 집에 들어가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남긴다. 그 집에서 벽지와 없어도 될 물건 등을 모은다. 피곤한 캐릭터다"고 덧붙였다.

신혜선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혜선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혜선 역시 시나리오에 압도돼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한소라는 남에게 관심을 받는 게 삶의 목표인 인물이다. 관심을 얻기 위해 점점 더 가식적인 행동을 하는 이중적인 친구다. 초반엔 사치 부리는 모습을 SNS에 공유했다면, 나아가 동물애호가를 자처하며 불쌍한 동물을 도와주는 걸로 찬양받고 싶어 한다. 그 이면에서는 부정적인 행동을 한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신혜선에 대해 "연기도 잘하는데 성격 좋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관종이지만 인플루언서로서 자체적인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어야 하고 널뛰는 감정의 폭이 필요했다. 그런 걸 할 수 있는 건 신혜선뿐"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엘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엘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엘은 시나리오의 재미와 더불어 형사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극 중 오영주는 강력반 형사로서 냉철하게 사건을 파헤친다. 맞다고 생각하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성향이다. 아래위도 없고, 무대포 같은 스타일"이라면서 "외적인 모습을 하나도 신경 안 써봤다. 사건에만 집중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오영주는 유일한 정상인 캐릭터"라며 "모든 비정상적 상황을 사견 없이 목도하고 관찰, 추적한다. 정확한 시선과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 필요했다. 이엘은 눈과 눈동자가 굉장히 크고 발성에 믿음이 간다. 연기는 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변요한과 신혜선은 7년 전 영화 '하루'에서 부부 역할로 합을 맞춘 바 있다. 신혜선은 "워낙 존경하던 선배다. 그때 제가 일찍 죽어서 많은 호흡을 못 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 다음에 또 작품을 함께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변요한은 "신혜선과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이미 차기작을 약속했다"며 "혜선 씨와 이엘 씨에게 자극을 많이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감각적이고 예민한 연기를 하는지 감탄했다. 화기애애했지만 매 순간 긴장하며 촬영했다. 그 텐션감이 작품에 잘 묻어날 거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배우들은 입을 모아 "김세휘 감독은 천재"라고 극찬했다.

변요한은 "'그녀가 죽었다'는 너무 좋은 작품이다. 어떤 작품보다 기다렸기 때문에 보면 깜짝 놀랄 거라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고, '한산: 용의 출현' 때보다도 자신 있다. 김한민 감독도 시사회에 올 예정인데, 보면 깜짝 놀랄 거다. (웃음) 작품이 끝난 후에도 물고 뜯고 즐기며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영화다. 언론시사회 때 더 깊게 얘기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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